[2024. 10. 13 추가 - 약 4개월 사용 후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ifi GO bar KENSEI 리뷰: 꼬다리로 어디까지 갈 수 있는가! (tistory.com)
이번에 고바 켄세이 USB DAC를 샀다.
DAP(예전 말로는 MP3 플레이어)로 소니 엑천 (X1050)을 사용하고 있었는데
안 그래도 (심각하게) 느리기도 느렸지만
슈어 SE846 같은 고감도 이어폰을 물리니까 화이트 노이즈가 너무 심하게 느껴져서
좀 적막한 피아노 음악 같은 경우엔 제대로 듣기 어려웠다.
그러니까 피아노 건반의 선명함이 화노 때문에 잘 안 느껴졌다.
꼬다리 USB DAC로 Direm을 쓰고 있기도 한데,
디렘은 소리는 좋은데 저전력 세팅 때문인지
마찬가지로 고감도 이어폰 물릴 때 볼륨이 낮다보니
피아노 건반이 잔향이 재생되는 와중에 절전 모드에 들어가버리는 문제가 있었다.
이러면 소리도 잘리고 다시 켜질 때 팝 노이즈 때문에 굉장히 거슬렸다.
이러던 상황이라 언젠가 DAP를 새로 사야겠다 생각은 하고 있었는데
아무래도 MP3P가 DAP로 불리기 시작하면서 고급화가 많이 진행되어서
100에 가까운 몇십만원하는 기기들도 엔트리급이니 뭐니 하니까 선뜻 손이 안 갔다.
그 와중에 소니 무선 이어폰을 얻게 되어서 써보니
소니의 AI 업스케일링 기능인 DSEE Extreme이 굉장히 마음에 들었다.
엑천에도 DSEE가 있지만 예전 DSEE는 너무 작위적인 느낌이 강해서 안 썼는데
현 세대의 AI기반 DSEE는 자연스럽게 고음을 살리고 덕분에 개방감도 살아나면서 소리가 상당히 괜찮아졌다.
문제는 이어폰 내장 기능이다보니 가지고 있는 고음질 유선 이어폰에 쓸 수 없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업스케일링을 지원하는 소니 DAP에 눈이 돌아갔다.
사실 예전에 용량 아낀다고 과거 많은 음원들을 MP3 192로 해놓은 것도 있고
고음질 음원 자체를 못구하는 게임 음원들도 많아서 업스케일링에 매력을 느꼈다.
엔트리급인 A306도 거의 50만원에 육박해서 비싸다고 생각했는데
이왕 돈 쓰려면 확실히 좋은 거 사는게 낫다는 주의라서
윗급 모델을 보니 ZX707이 100만원, 그 위에 WM1AM2(흑덩이2)가 160만원이었다.
흑덩이는 너무 비싸서 그때는 아예 고려하지 않았고 ZX707을 살 것인가 고민했다.
중고 감가가 큰 편이라서 그래도 살짝 무리하면 살 정도라고는 생각했는데,
4K OLED 모니터 (삼성 OLED G8, G80SD)를 구입하면서
이중 지출은 안 돼...라고 생각하고 버텼다.
하지만 한 번 떠버린 마음이 가라 앉질 않아서
셰에라자드에 가서 청음해보고
비싼 디바이스 사봐야 별 차이 없다는걸 확인하려고 했다.
일단 ZX707를 들었는데, 솔직히 기존 쓰던 것에 비해서 좋다졌다고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그리고 흑덩이2(WM1AM2)도 들어봤는데, 소리의 풍성함과 잔향감이 확 느껴졌다.
디바이스 차이는 없는건 아니지만 작다라고 생각해서 전시용으로 듣기 좋으라고 음원을 그런걸 넣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ZX707이랑 흑덩이2에 있는 동일 음원, 체리필터의 낭만고양이를 볼륨 매칭하고 번갈아 들었는데
이건 확실히 차이가 있었다.
그리고 나중에 처음에 언급한 음원을 Direm으로 재생해보니까,
음원이 그런게 아니라 흑덩이가 확실히 다르게 만들어낸 거라는 것도 확인했다.
그래서 사려면 흑덩이2를 사자라고 생각했는데
생각은 그렇지만 중고 매물은 매번 보면서 막상 사려고 하니까 손이 가질 않았다.
중고로 70~90만원대 하는데 이 제품이 안 그래도 배터리 수명이 약점인걸 알고 나니까
오래된 건 꺼려지고, 그냥 새거 사버릴까 하면 그럼 160만원이니까 이건 좀 아니고..
아스텔앤컨(AK)를 살까 생각하니 반드로이드이고 유튜브 뮤직 앱이 안 되는 거 같고 무엇보다 이것도 비싸고
Fiio, 샨링, iBasso, 하이비 같은 중국 브랜드가 오히려 요즘은 메인스트림이던데
Fiio껄 살까 생각하니 사실 다들 마찬가지지만 DSEE(업스케일링)이 없어서 좀 그랬다.
출력이나 블루투스 리시버 기능, USB DAC는 앞으로 올 모니터까지 생각하면 확실히 Fiio가 좋았는데
소니 기기는 언밸런스 기준으로 플래그쉽 DAP조차 1Vrms 밖에 안 나오는 수준인 반면
Fiio M23같은 최신 기기는 슈퍼 게인 모드로 300옴 기준으로 8.5Vrms까지 올려버린다.
그리고 매장에서 테스트해보니 Fiio 기기는 USB DAC로 돌려도 동영상 볼 정도로 싱크가 맞는데
소니 기기는 그냥 답이 없었다.
공식 매뉴얼에 대놓고 지연 있으니 음감용으로 쓰라고 되어 있으니 더 할 말도 없다.
하지만 역시 업스케일이 없는게 문제였다.
그래도 그런 기능이 너무 차이나서 Fiio 소리는 어떤지도 청음을 해봤는데
나쁘지 않은 정도가 아니라 좋았다. 엔트리급인 M11s였는데도 그랬다.
소니 흑덩이2 소리는 모든 음장 기능을 다 꺼도 소니의 소리 튜닝때문에 (전통적으로 소니는 착색을 한다)
소리가 풍성하고, 잔향감 있고, 스테이지 넓고, 따뜻하면서 보컬이 살짝 밀린 부드럽고 고급스러운 소리였는데
젠하이저 IE800에 특정 음악에는 이게 굉장히 잘 어울렸는데
슈어 SE846에 물리니 특정 음악에는 오히려 -라고 느껴지기까지 했다.
SE846에서는 화이트노이즈도 들리는 것도 보니 솔직히 순수 기기 성능은 좋은 건 아니라고 느꼈다.
Fiio M11s는 소리 성향에 딱히 착색은 안 느껴졌는데
중고음이 굉장히 선명하게 느껴졌고 덕분에 잔향감도 괜찮았다.
그래서 그냥 무난하게 다 쓸 수 있는 Fiio를 사기로 마음 먹었는데
막상 또 M23 사려고 하니까 60만원 넘는 돈 쓰는게 아깝게 느껴졌다.
결국 업스케일링 없는게 좀 그랬다.
애초에 그게 마음에 불을 질렀던 거라서.
그 돈이면 보태서 흑덩이2를 사는게 낫나 싶었다.
그러다 중고 Fiio M11 Plus ESS가 있어서
그냥 그거 싸게 사는대신 업스케일링을 포기하자고 생각했는데
바로 직거래가 어려운 상황이라서 일단 보류하고
어차피 DAP는 안드로이드 버전 낙후되고 배터리 안 좋아지면 못 쓰는건데
그냥 USB DAC 좋은거 살까라는 생각이 다시 들었다.
블루투스 리시버겸 DAC인 Fiio BTR7을 살까 생각했는데
셰에라자드 역경매에 할인이 좀 들어간게 있어서 그걸 사려고 보니 이미 팔렸다.
그냥 새로 사기엔 곧 후속작도 나오는 것도 그렇고
찾아보니 Fiio KA17이라는 꼬다리보다 아래라는 평이 많아서 접었다.
물론 실제로 들어도 봤는데 M11s처럼 중고음 선명하게 괜찮긴 했는데 좀 거친가.. 싶기도 하고
솔직히 이미 귀가 피로해져서 확신은 없었지만 아무튼 새 거 사기는 아까워서 접었다.
그러다 그럼 USB DAC 중에 최고급형은 뭘까 찾아보다가
DC Elite, 그리고 GO Bar를 확인했다.
물론 둘 다 이미 알고는 있었고 중고 눈팅하면서 봤던 모델이다.
특히 GO Bar KENSEI는 매물 나오면 금방 팔려서
아니 뭔 오덕 에디션 같은게 왜 잘 팔리지 생각은 하고 있었는데
제품 설명 다시 읽어보니 K2HD라는 기능이 내가 찾는 그 업스케일링 기능이었다.
전에는 그냥 그게 뭐야 하고 안 읽고 넘겼는데
기존 고 바랑 차이가 그게 제일 커서 제대로 읽어보니까 업스케일링이었다.
그렇다면 이게 업스케일링도 지원하고 USB DAC로 휴대폰, 모니터에 다 쓸 수 있고
출력도 2Vrms 넘기는 고출력(언밸런스 기준 3.8Vrms)인 가장 원하던 그 기기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세부 스펙 더 안 따지고 바로 오프에서 구입할 수 있는 대학로 이어폰샵에서 구입했다.
나중에 알고보니 출력, SNR, 다이나믹레인지, THD 등 신호적 특성이 조금 더 비싼 수준인 mojo2에 비하면
확실히 아랫급인걸 알긴 했는데 어차피 업스케일링은 없으니 의미는 없었다.
물론 mojo2도 짧게 청음했긴 했는데 대충 들었을 때는 딱히 차이가 느껴지지 않았다.
비닐을 뜯고 포장을 열면 이렇게 목재로 된 케이스가 나온다.
그래도 50만원 넘는 고가형 제품이라고 켄세이라는 일본풍 이름에 걸맞는 고급스러운 포장이었다.
요즘 에코 포장이라고 고가 제품도 포장은 많이 단순해졌는데
상당히 만족스러웠다. 나무니까 어차피 친환경이기도 하고?
안에는 가죽케이스가 있었고 그 안에 USB 케이블이 동봉되어 있었다.
라이트닝용은 필요 없으니 다시 박스에 넣어두었다.
고바 켄세이 개봉기라고 해놓고 사실 켄세이 개봉기는 별거 없긴 한데
결국 하고 싶은 말은 업스케일링(K2HD) 기능을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는
대체할 제품이 거의 없다라는 이야기었다.
음질은 지금 아주 짧게 들어본 정도지만
일단 소리가 깔끔한게 마음에 든다.
SE846에 물렸을 때도 화노 거의 없었다. (iEMatch mode)
메리디안 익스폴로러와 비교하면
HD600을 어느정도까지 울리는지 최대 출력 테스트해보면서 들었을 때
확실히 소리가 더 정돈되고 선명한 편이다.
그리고 이건 확실하다고 아직 말하기 그렇지만 소리가 전반적으로 날카로운 느낌은 덜하다.
별개로 3.8Vrms (언밸런스)까지 나온다고 해서
2Vrms 라인아웃 나오는 메리디안 익스플로러를 썼기에 기대 했는데
생각보다 볼륨 차이가 엄청 큰 건 아니라서 실망하긴 했다.
(iEMatch off, Turbo mode, 풀볼륨)
이건 내가 제대로 계산 안 해본 무지 때문인데
1.8배 파형이 커졌으니 볼륨이 크게 차이날 것이라 기대했지만
데시벨 계산해보면 약 5.5dB 정도 커지는거라 큰 차이는 안 났던거였다.
참고로 데시벨은 log10으로 계산되고, 사람이 볼륨을 인지하는 것도 로그 스케일이라서 데시벨을 따라간다.
나름 전기전자전공했는데 귀찮다고 제대로 계산 안 해본 잘못이다.
일반적인 음원에서는 사실 1Vrms 수준만 해도 시끄러운 정도이긴 한데
다이나믹 레인지가 "매우" 넓은 일부 음원에서는 4Vrms 수준으로도 시끄럽게 울리는 정도는 어렵다는 걸 알았다.
물론 이 경우(다이나믹 레인지가 극단적인)에도 고 바의 출력으로 듣기에 부족한 것은 아니고
맥스 기준으로 작은 소리 기준 매우 시끄러운 정도까지는 구동이 안 되는 정도?
참고로 일반적인 음원에서는 이정도로 들으면 듣기 어려울 정도로 시끄럽다.
극단 케이스에서는 HD600이 효율이 낮은 헤드폰이라 그런 것 같지만,
어쨌거나 구동이 잘 안 된다는 것은 절대 아니고 여유롭게 구동한다고 확실히 말할 수 있다.
극단 케이스에서도 충분히 "크게 듣는다"라는 느낌을 줄 정도로 출력이 나온다.
"너무 소리가 크다"가 나오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래서 이것 때문에 mojo2를 샀어야 하나 잠깐 생각했지만
K2HD 업스케일링 기능이 대체 불가했고 출력 부족하면 밸런스드 쓰면 되는거라 바로 미련은 버렸다.
(추가: 밸런스드 케이블을 구입해서 테스트한 결과 출력이 매우 충분해졌다.
밸런스는 7Vrms를 넘기 때문에 맥스 기준 너무 커서 이정도로는 못 듣겠다 수준)
K2HD 기능은 확실히 좋다. DSEE Extreme/Ultimate처럼 잘린 고역, 초고역대 복원하는 기술이고
실제 청감적으로도 유사하게 동작한다.
사실 사람의 청각이 MP3 320K랑 무손실을 거의 구분하지 못하기 때문에
아무리 44.1Khz, 48Khz로 샘플링된 음원이라도
업스케일링을 켜면서 소리가 달라진다면
HIFI 관점에서 오히려 왜곡이 된거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그럼에도 일단 지금 업스케일링 기능은 예전에 비해서 확실히 자연스럽게 동작하고 있고
어쨌거나 초고역대를 확장하면서 배음을 살리는거고 알게 모르게 스테이징도 확장되니 큰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정 문제라고 생각하면 MP3 128 kbps나192 kbps (사실 192만 되어도 일반적으로 구분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에만 쓰면 되는건데
어차피 나는 192KHz 이상 고음질 음원도 없고 무손실 스트리밍이 아니라
스트리밍해도 유튜브 뮤직이라 항상 켜고 쓸 생각이다.
어차피 192Khz 급에서는 알아서 동작하지 않는다고 하니 켜놓고 쓰면 신경쓰지 않아도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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