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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종주 오천 + 금강자전거길 자전거 여행 (2022년 8월 6일 ~ 8일)

일상

by 엘빌스 2022. 9. 12.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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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제주환상자전거길 여행 이후 7년 만에 자전거 여행을 했다.

여행이라고 하지만 힐링은 아니고, 준비를 대충하고 가서 꽤 힘들었다.

마치 행군한 것과 같이..

 

최초 계획은

오천자전거길 시점(충북 괴산군 연풍면 행촌교차로)에서 오천자전거길 종점(세종시 합강공원)

그리고 금강자전거길 시점(대전시 대청댐)에서 금강자전거길 종점(전북 군산시 금강하구둑)이었지만,

 

오천자전거길에서 이미 컨디션이 박살이 나면서

휴식을 위해 세종시 시내로 진입하면서 합강공원에서 다시 10km 달려서 진입했는데,

알고 보니 그 길이 이미 금강자전거길의 일부이기도 했고, 합강공원에서 대청잼도 30km대 거리였으니

합치고 왕복해야 하는 거리를 생각하면 약 80km에 가까운 거리가 추가되었기 때문에

금강자전거길은 시점이 아니라 세종보에서 시작했다.

 

 

괴산 시점에서 한동안은 정말 힐링 여행이었다. 토요일 오후 4시에 행촌교자로에서 출발했으니

시간대 상으로도 풍경이 가장 아름답게 보이는 시간이었고

풍경도 광고에 나올 법한 수준으로 좋았다.

그때는 페달이 잘 밟히는 것에 별 생각이 없었지만,

알고보니 초반 코스는 약하지만 계속 내리막이어서

힘 들이지 않고 시속 20km 수준을 유지하면서 달렸던 것 같다.

 

하지만 얼마가지 않아 언덕을 만나고,

벌써 지치면서 물과 단 것. 딱 집어서 팥빙수가 먹고 싶었다.

있을리가 없지만 설빙이 있으면 들어가자고 하면서 갔다.

 

그러다 시점 이후 첫 번째 인증센터인 만남의 광장에 도착했다.

여기가 그냥 인증센터였으면 굉장히 고달팠겠지만, 다행히 식당, 매점이 있었다.

 

일단 물을 엄청 마셨고, 나는 돌솥비빔밥, 같이 간 동생은 치즈돈까스를 시켰다.

돌솥비빔밥 8000원? 치즈돈까스 11000원? 이었던 것 같은데

막 저렴하지는 않지만 관광지치고는 저렴하다고 생각했고

반찬이나 구성이 충분히 만족스러워서 좋았다.

 

 

배가 고파서 그런건지, 음식이 원래 맛있는지 모르겠지만

돌솥비빔밥을 먹을 때 밥알이 입에서 살아 있는 것 같았다.

 

식사를 끝내고 아이스크림을 팔아서

후식으로 아까 말했던 팥빙수를 사먹으려고 했는데

메로나빙수가 있어서 그걸 먹었다.

위에 있는 토핑은 메로나였고, 가운데 유독 딱딱했던 것은 시큼한 젤리? 느낌이었는데

꽤 잘 어울려서 잘 먹고 나갔다.

 

 

팔에 쿨토시를 하고 다녀서 바람 불거나 꽤 시원한 편이었는데

밖에 나가니까 이미 해가 지고 있는 저녁이었는데도

순간적으로는 뜨겁다고 느낄 정도로 열기가 확 와 닿았다.

 

나가니까 우리 자전거 옆에 자전거 두고 쉬고 있는 아저씨들이 있었는데

들어보니 우리랑 반대 방향에서 오셨던 것 같았다.

 

괴상교 인증센터를 찾아 도장을 찍고 출발했는데

카카오맵 길안내 상으로 길을 찾기 힘들어서

길을 헤매면서 근처를 좀 돌다가 제대로 출발했다.

헤맬 때 길까지 풀이 거의 침범한 길을 내려갔다 올라 갈때

옆에서 개가 짖는 소리가 엄청 컸다.

이미 해가 많이 져서 어둑해진 상태여서 처음 짖을 때는 좀 놀라기도 했다.

 

다음 인증센터를 향해 달릴 때는 이미 해가 져서 어두운 상태였다.

그래야봐야 그때까지 실제 달린 시간은 1시간 + 정도 였는데 힘들었다.

중간에 LED로 중무장한 다리가 있었는데 그건 정말 멋있었다.

 

해가 완전히 지고, 시골길로 접어드니

우리 LED 불빛 말고는 주변에 빛이 없었다.

갑자기 제주도 함덕해수욕장 물귀신 이야기가 생각나서

물귀신 이야기를 하면서 갔었는데

빛이 하나도 없으니까 말하고도 스스로 무서워져서 계속 달렸다. ㅋㅋ

밤이 되서부터는 블루투스 스피커로 음악을 틀고 달렸다.

 

어느 순간부터 페달이 꽤 무거워졌다.

분명히 흔한 산을 낀 도로인 것 같은데

페달이 무거워지고 허벅지와 무릎이 아파오니

벌써 체력이 이렇게 떨어졌나 싶었다.

 

기어도 2-7에서 1-7로 바꿨다가 2-7로 바꿨다가 하면서 갔는데

이름이 뭔지 모르겠는데 외곽에서 흔히 보이는

교차로같은 형태인데 위쪽 길을 이어주느라 터널?처럼 구조물이 있는 근처에 도착하니

이제 불빛이 좀 있었다.

그런데 앞에 길고 경사가 꽤 있어 보이는 언덕길이 또 보였다.

갈림길이긴 했는데 거기가 길인줄 알고 기어를 바꾸다가 기어가 빠졌다.

 

원터치 형이라 아니라 주행하면서 돌려서 기어를 바꿔야 하는 (안 좋은) 자전거였는데

이런 걸 안 타봐서 페달을 돌리면서 기어를 바꾸다가 빠졌다.

다행히 동생이 자전거 좀 알아서 기어는 바로 끼었고,

길도 언덕길이 아니라 옆쪽으로 빠져서 가는거라 상관없었다.

 

그래도 페달이 처음처럼 가볍지 않아서 지쳤나 싶었는데

나가보니 내리막 급경사가 나왔다.

 

밤에 산낀 도로라 차도 하나도 없었고 계속 직선이라

그냥 쭉 달렸는데 시속 55km까지 나왔다.

알고보니 그간 올라온 길이 밤이라 잘 식별이 안 되서 그렇지

올라가는 길이었던 것이다.

 

그렇게 짧은 힐링이 지나고 계속 달렸다.

 

무게를 최소화하려고

야영을 대비해서 2-3인용 방수텐트 3kg랑

그 외 건전지, 카메라, 휴지, 물티슈, 보조배터리 등 용품 가방,

메고 다녔던 방수 가방에 옷 이외에

물은 각자 보온병에 담아둔 것이 전부였기 때문에 갈증이 꽤 심했다.

 

그래도 보온병이라 마시면 시원해서 좋긴 했는데

일반적인 크기정도의 보온병이라 실제로 담기는 물이 300ml대? 정도 였을 것 같다.

 

중간에 카카오맵으로 오천자전거길 찍어둔게 끝났다고 나와서 (끝났을리가 없는데)

확인해보니, 그 코스를 안내하는게 아니라

오천자전거길의 중앙 지점이 도착지처럼 찍혀서 그걸로 길 안내를 받고 있던 것이었다.

 

이왕 멈춘김에 남은 물을 다 마시고 좀 쉬다가

여기서 합강공원인증센터를 찍고 자전거 길 안내를 시키는게 오천자전거길과 다른가 싶어

내 폰으로 길 안내를 시키고 동생 폰으로 오전자전거길 코스를 대조해보니 정확히 일치해서

합강공원인증센터를 찍고 다시 달렸다.

 

갈증이 심해서 편의점이 보이면 무조건 가려고 하고 있었는데

다음 인증센터가 있는 백로공원 근처가 아파트단지였고 편의점도 있었다.

증평군인데 옛날 아파트가 아니라 요즘 신도시식이었기 때문에 새로 개발된 동네인가 싶었다.

 

GS25에 들어가서 게토레이, 하늘보리, 이름이 기억 안 나는 딸기맛 음료, 트윅스 등을 샀다.

이름이 기억 안 나는 딸기맛 음료는 트로피카나 딸기라떼 맛을 기대했는데 약간 연하지만 대충 흡사했다.

보조배터리로 휴대폰 충전을 충분히 하고 가려고 해서 1시간 이상 거기서 쉬었다.

거기서 초등학생 2명이 이야기하고 있었는데

초2, 초3이었는데

두 명 중 형인 친구가 한국? 어쩌구 그러면서 나이에 안 맞을 것 같은 이야기도 하고

스마트폰도 잘 다루고 그래서 꽤 똘똘한 친구라고 생각했다.

듣다보니 더 어린 친구는 친척을 보러 놀러온 애였고, 원래 그 동네에 사는 애는 아니었다.

 

충전이 다 되어서 출발하려고 하니까 갑자기 비가 쏟아졌다.

날씨를 확인하니 오후 11시에서 12시까지 비가 온다고 되어 있던데,

기상(중계)청이 꽤 잘 맞추었다.

옆의 김밥집에서 비를 좀 피하니 12시가 되니까 정말 비가 그쳤다.

 

운 좋게 비를 피해서 달렸는데

좀 지나다보니까 비 흔적이 안 보였던 걸 보니

굉장히 국지적으로 비가 내렸던 것 같다.

 

일단 그때는 밤샘해서 달리는 것도 염두에 두고 막 달렸다.

달리다보니 길을 잘못 들어서 시내로 잠깐 빠져서 다시 돌아서 들어가고

바로 이어서 또 길을 잘못 들어서 공사 중인 길로 들어갔는데

위에 시민분께서 거기 길 아니라고 알려주셔서 나왔다.

 

도심지 구간을 달릴 때는 그래도 사람이 없지 않고 빛이 있어서 괜찮았는데

좀 나오니까 또 바로 우리 말고 아무도 없으니, 사실 식물과 벌레는 많았지만,

좀 긴장된 상태로 계속 달렸다.

안장이 많이 딱딱해서 이제 엉덩이가 굉장히 아프기도 했는데 쉴 수가 없었다.

 

증평군을 넘어오니 이제 옆에 산과 강만 있고, 자전거 LED와 달빛이 아니면

주번에 어떤 빛도 없는, 지나온 길을 돌아봐도 캄캄한 길뿐인 길도 있었다.

문명의 흔적이 우리가 달리는 자전거길 말고는 없는 지경이었는데

텐트칠 공간도 없어서 그냥 계속 달리기만 했다.

 

정확한 시점은 생각이 안 나지만

내가 탄 자전거에 단 가방을 거치한 리어랙이 싸구려라서 점점 내려가더니 바퀴에 닿기까지 하면서

이대로 더 가기는 어려워서 멈추고,

재정비하고, 무게를 들어보니 텐트보다 가방이 더 무거워서

더 튼튼한 리어랙이 있는 동생 자전거 리어랙으로 가방을 옮기고 텐트로 바꿔서 달리기도 했다.

 

지칠대로 지친 상태에서 무심천교 인증센터에 도착했다.

그리고 도착하고 백로공원에서 도장을 안 찍고 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미 어쩔 수 없으니, 넘기고 그때가 이미 새벽 1시였는데

밤새서 세종까지 가는건 이미 무리라고 느껴서,

도장은 출발할 때 찍기로 하고 텐트를 치고 자기로 했다.

 

아이두젠 방수돔텐트3 였는데

분명히 자립할 수 있다고 했는데 어떻게 세워진다는 건지 설명서를 봐도 모르겠어서,

같이 있던 땅에 박을 수 있는 형태처럼 보이는 걸 모서리 끝 링에 통과시켜서 땅에 박아 세우려고 했는데

계속 실패했다. 풀밭이라 벌레가 많은 것도 덤이었다.

 

한 시간 삽질하다 원터치 안 살 걸 후회했다가 아이두젠 다른 텐트를 포함해서 리뷰를 찾아보다가

텐트 치는 법을 설명해준 블로그를 보고나서야

모서리 끝에 링과 함께 달려 있던 열쇠 형태?를 폴대 안쪽에 넣어 자립시키는 것이라는 알았다.

 

그렇게 해보니 이렇게 쉬운걸 삽질했다는게 부끄러웠다.원숭이인 줄

 

벌레가 많았지만 어차피 문 닫고 자면 벌레 안 들어올 것이라고 생각해서 딱딱한 바닥보다는

풀밭이 나을 것이라고 생각해서 거기에 텐트를 치고 플라이도 달고 텐트를 완성시켰다.

 

 

들와서 땀에 젖은 양말, 쿨토시, 옷 ... 벗으니

우리 몸 열기까지 더해서 덥고 습하고 냄새도 쾌쾌하고 답이 없었다.

거기가 강가 앞에 텐트라서 원래 습도가 높을 것을 생각하면 더 답이 없었다.

 

보조배터리도 20000mAh (전자과로서 3.7V이니 74Wh라고 쓰지 않는 것은 불편하다) 밖에 안 되서

변환효율 디버프 먹으니, 카메라 소니 RX100M5 완충하고,

핸드폰 갤럭시 Z 폴드3와 S22+ 각각 한 40%p 정도 충전했을 뿐인데 보조배터리도 한 칸 밖에 없고

알고보니 물티슈도 없어서 알코올티슈로 몸을 닦는데 그새 풀에 스치면서 상처가 났는지 많이 따가웠다.

 

이제 알코올 냄새까지 섞여서 더움 + 습도 + 냄새 대환장 콜라보였다.

옷을 갈아 입긴 했는데 그냥 가만히 누워있어도 땀이 났다.

그런 환경에서도 동생은 피곤하다고 잠을 잤는데

원래 잠을 잘 못자는 나는 2시간 동안 잠을 못잤다.

 

잠이 들라고 하면 벌레들이 텐트 플라이 안쪽에서 난리를 치고

밖에서 사람 지나가는 소리에 신경이 쓰였다.

 

새벽 4시 정도에 다시 일어나서 폰으로 목적지를 확인했다.

지도를 보니 알고보니 바로 앞에 캠핑장도 있었다....

 

합강공원에 도착하면 세종시 시내로 진입하는데 약 10km 정도였다.

세종시에서 일단 밥도 먹고 사우나에서 피로를 풀고 재정비하기로 마음 먹고

원래 6시에 일어나기로 했는데 동생을 깨워서 세종시 가서 쉬자고 했다.

 

텐트 문을 열고 밖으로 나오니 입구쪽 플라이에 습기 때문에 물기가 서려 있었다.

벌레가 텐트 안으로 못들어가도록

안에서 잠깐 문을 열면

내가 텐트 밖에서 텐트 안 물건을 인증센터 옆 벤치로 옮겼다.

그리고 텐트를 정리해야 했는데, 텐트를 치는 것보다 정리하는게 더 문제였다.

 

결로인지 내부 습도가 높아서인지 아무튼 물기가 있어서

그리고 벌레 있을까봐 열심히 털고 닦았다.

빨리 정리하고 가려고 대충 접고 다시 주머니에 넣으려고 하니까

안 들어갔다.

결국 다시 빼서 최대한 정성들여서 눌러가면서 잘 접으니 겨우 들어갔다.

물론 처음 샀을 때처럼 깔끔하게는 안 되었지만

 

그렇게 새벽 5시가 넘어서야 정리가 끝났다.

그쯤되니까 아침부터 뛰거나 걷는 운동하는 분들이 꽤 많았다.

나는 평소에 그 시간이면 자고 있을텐데 열심히 사는 사람이 많다는걸 새삼 느꼈다.

이런 곳에서 더 늦게까지 잤으면 이상하게 보였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고

인증센터에서 도장을 찍고 출발했다.

 

그래도 좀 쉬어서 무심천교 처음 도착했을 때보단 낫긴 했지만

일단 장거리 + 딱딱한 안장 때문에 앉을 때마다 고통이었고

무릎도 좀 아팠고, 잠을 못자서 약간의 어지러움과 메스꺼움이 있었다.

자전거길 옆쪽에 공원이 있었는데 새벽 아침부터 사람이 꽤 많았다.

 

아침이고 시내쪽이라서 그런지 자전거 타는 사람들이 꽤 많았다.

우리는 피로하기도 했고 자전거도 속도 내기에 좋지는 않아서 평속 15~18km 정도였는데

매번 뒤에서 추월해서 사람들이 지나갔다.

이상한 건 그렇게 추월해서 지나간 사람들이 나중에 다시 또 추월해서 지나가기도 했다는 점이다.

 

공원쪽을 지나니 이번에도 직진으로 이루어진 꽤 긴 풀밭 + 자전거길 코스가 나왔는데

동생은 거길 세종하이웨이라고 불렀다.

거기서 비가 올까 말까 싶은 흐린 날씨였는데 결국 또 비가 왔다.

처음 비는 소변이 마려워서 나무 아래서 잠깐 멈췄을 때 잠깐 와서 피했는데

그쳐서 다시 출발하니 얼마 안 있다가 또 비가 와서 그냥 맞고 갔다.

이미 증평에서 비가 올 때 후레쉬나 폰에 대해서 방수 대책을 해놨기 때문에 딱히 문제는 없었고

딱히 많이 내리진 않았고 또 금방 그쳤다.

 

하이웨이를 빠져나가고 또 길을 지나고 그러다보니 또 공원을 지나가야 했는데

갈림길에서 길을 잘못 들어서 다시 내려서 길을 찾아가고

더 가다보니 내리막도 나왔지만 무지막지한 오름길이 나와서 고생했다.

 

오르막 내리막 다니다가

어떤 언덕쪽으로 올라가니 쭉 뻗은 직선 도로에 넓은 풀밭 평지가 펼쳐졌다.

그간 고생을 보상해주는 듯한 경치였다.

그 도로 옆에 군부대도 있었는데, 굉장히 넓었고

반대 쪽에는 강이 흘렀다.

이제 날씨도 좋아져서 힐링이 좀 되었다.

 

그렇게 계속 가다보니 결국 종점 합강공원 인증센터에 도착했다.

다면서 표지판보면 얼마 안 남았는데 더 지나가서 가도 km가 안 줄어 보였던거는 착각인지 모르겠다.

종점이고 날도 밝고 세종시랑 멀리 않아서 그나마 다행이었지

근처에는 공원일뿐 딱히 뭔가가 없어서 일단 도장부터 찍고 그냥 벤치에 앉아서 쉬기만 했다.

쉬는 동안 먼저 앉아 계시던 아주머니랑 이야기했는데

가까운 곳에 보행교라는 게 있다고 가보라고 했는데 찾아보니 4km라서 ㅎㅎㅎ 하고 말았다.

어떤 아저씨는 약수터도 있다고 했는데 가깝냐고 여쭈니 8km 떨어져 있어서 ㅋㅋㅋ..........

 

날씨는 정말 좋았고 여름이라 해가 빨리 떠서인지 사실 7시? 정도 이른 아침이었는데도 굉장히 밝았던 걸로 기억한다.

일단 내 자전거 안장에도 커버가 필요해서 (동생은 하나 남았었다고 자기 것에만 안장 커버를 했다)

세종시 다이소, 특히 근처에 사우나가 있는 다이소를 찾아보니

세종 첫 마을 다이소가 있었다. 9.9km? 인가 나왔던 거 같은데

지쳐서 멀게 느껴지긴 했지만 도착하면 재정비할 수 있을거라는 희망으로 출발했다.

 

그렇게 금강을 따라서 세종시로 출발했다.

세종시도 강 사이로 도시가 나뉘어져 있는지 거기 가서야 알았다.

계속 다리가 보이길래 건너는지 알았는데 결국 건너지 않고

약 10km가 이렇게 멀었나하는 심정으로 달렸다.

 

세종시 진입 전에 있던 길이 좋은 공원 자전거길에서

동생이 갑자기 컨디션이 살아났는지 빨리 가져고 힘을 짜낸건지

맨 처음 평속이었던 20km/h로 막 달려서 맞추느라 좀 힘들었다.

 

여기서도 길을 잘못 알아서 오르막을 올라서 찻길로 나갔다가

다시 내려와서 자전거길로 가야했던 참사도 있었다.

 

그렇게 세종시에 도착했다.

충정도인데도 수도권 신도시 느낌이 났고

고층 빌딩이 상당히 많아서 놀랐다.

다만 많은 곳이 임대가 붙어 있었고, 가면서 가게가 문 연 곳이 없어서

주말이라고 공무원 다 빠진 유령도시인가 생각하면서 들어갔다.

 

다이소 첫 마을점에 도착했는데 문이 닫혀 있었다.

어떻게 다이소가 문을 닫지????? 진짜 유령도시인가라고 생각하면서

일단 음료와 먹을 것이 필요해서 앞에 보이는 CU로 가서

링티제로 복숭아 맛을 비롯해서 파워에이드, 게토레이를 마셨다.

포카리스웨트는 500ml짜리가 없어서 못 먹었다.

 

라면은 육개장 사발면을 먹었다.

동생한테 라면 육군사관학교로 달라고 하니까 못 알아들어서 

육개장 사발면이라고 하니까 아저씨냐고 했다.

아주머니가 얼음물도 서비스로 줬다.

 

거기서 쉬면서 알았는데 유령도시인게 아니라 이제 아침 9시 밖에 안 되서

다이소를 비롯해 가게들이 문 열 시간이 안 되었던 것이다. ㅋㅋ

 

쉬다보니 9시 45분이 되어서 더 대기하다가

한 50분 정도에 다이소쪽으로 출발했다. 이미 햇빛이 뜨거웠다.

다이소 입구에서 문 여는 걸 대기해서 들어갔다.

놀랍게도 우리 말고도 문 여는 걸 대기하는 손님들이 있었다.

 

자전거 안장 커버와 후레쉬용으로 쓸 여분의 AAA건전지를 더 샀다.

각각 여분으로 쓸 AAA건전지가 없진 않았는데

깜깜한 밤을 달리다보니 후레쉬가 안 나오면 꽤 큰 문제일거 같았고

생각보다는 후레쉬가 밝아서 건전지가 빨리 닳을까봐 더 샀다.

다 끝나고 보면 결과적으로는 건전기를 한 번도 갈지는 않았지만..

물티슈도 샀다. 물티슈 자리에 물티슈가 안 보이고

클렌징티슈만 보여서, 이게 아닌데 싶긴 해도 물티슈가 없으니 이걸 집어서 계산할 뻔했다가

동생이 그럴지 없다고 다시 가보니 바로 맞은편에 물티슈가 있어서 다행히 바꿔서 샀다.

 

자전거 안장 커버를 하고 사우나를 향해서 갔다.

원래는 스파렉스라는 곳을 가려고 했는데,

다이소로 향하는 길에 사우나 간판이 이미 보였어서 바로 앞에 있는 에스알 사우나로 갔다.

사우나 앞에서 자전거를 거치하고 도난 방지를 위해 부착해놓은 물건을 떼는 도중에

CU에서 가방을 안 가지고 왔다는걸 깨달았다.

쿨토시로 손등까지만 덮고 맨손으로 자전거를 타서 그런지 손가락에 좀 힘만 줘도 아파서

계속 반코팅 장갑을 끼고 달린 동생한테 정리를 맡기도 내가 가방을 가져가러 갔다.

더웠고, 큰 사거리라 횡단보도 기다리기가 힘들었다.

다행히 가방이 있었고, 가져왔다.

 

동생은 더 앞쪽으로 보이는 자전거 거치대가 있어서

자전거가 많이 주차되어 있는 곳으로 옮겨서 주차를 했다.

빨래도 같이 하려고 해서 코인빨래방을 찾아보니 근처에 없는 걸로 나와서

원래는 사우나하고 옮겨서 빨래방 있는 곳으로 찾아가야 하나 했는데,

코인빨래방도 1층에 있어서 다행이었다.

건물 안으로 들어가니 우리 같은 사람이 많은지 건물 안에도 자전거 주차장이 있었는데

이미 늦었다. 거기에 놨으면 물건 정리 빡세게 안 해도 되었을텐데 아까웠다.

 

사우나에 들어갔다. 동생이 찜질방도 있냐고 물으니 사우나만 한다고 했다.

동생이 그 말을 듣고 생각하니, 카운터에서 찜질방도 하는 곳을 알려주었는데

거기까지 또 이동하는 곳도 그렇고 여기서 사우나 있고 수면방도 있다고 하니 그냥 여기로 들어갔다.

 

집 근처에 있던 곳에 비하면 나름 새 거라서 그런지 깨끗해보이고 좋았다.

물론 나는 안경을 안 쓰고 들어가서 잘 보이진 않았지만.

샤워하고 온탕에 발을 넣으니 가렵게 느껴졌던 부분들이 자극이 되고,

근육통이 있던 부분들도 빠르게 안정화되었다.

온탕 열탕 이벤트탕 냉탕 사우나 순으로 돌고 나왔다.

냉탕이 진짜 냉탕이라 진짜 잠깐 몸만 겨우 잠깐 담그고 사우나로 들어갔다.

그렇게 좀 쉬니까 몸이 좀 나은 거 같았다.

그리고 수면방에 들어갔는데 매트는 다 쓰고 있었고 베개는 있어서 베고 누웠다.

코골이가 좀 심한 사람이 있어서 나는 잠에는 못들고 있었는데

좀 지나니까 사람들이 나가서 매트 여분이 나와서 동생 깨워서 매트 깔고 누웠다.

졸리다고 생각은 안 했는데 밤도 샜고 몸도 피곤하고 누워있으니 나도 모르는 새에 잠이 들었다.

 

일어나보니 오후 3시쯤? 되어서 슬슬 갈 준비를 해야 했다.

빨래방에서 빨래를 돌리고 기다리는 동안 휴대폰이랑 보조배터리를 충전했다.

배터리 20000mAh는 부족해서

가능하면 30000mAh 보조배터리를 추가로 사려고 했는데

같은 건물에 전자랜드가 있어서 갔더니 30000mAh는 다 팔렸는지 아무튼 없었다.

앞쪽에 LG 베스트샵이 있어서 갔는데 거기는 아예 취급을 안 했고,

검색을 해보니 700m 정도 거리에 하이마트가 있어서 가기로 마음 먹었다.

 

 

휴대폰을 충전을 해야 해서 휴대폰을 빨래방에 충전시켜놓고 나왔는데

자전거 타고 출발하고 나서야 휴대폰으로 지도를 보고 찾아 가야 한다는 생각이 스쳤다.

다행히 지도 이미지가 기억에 남아서 돌아가기보다 못 찾으면 그냥 돌아와야지라는 생각으로

그대로 기억에 의존해 길을 찾아 갔다.

제대로 찾아 가는게 맞는지 의구심이 들면서도 일단 기억상으론 맞으니까 찾아갔는데

대형건물이 보여서 거기 있겠다 싶었는데 거기가 아니라서 잘못 찾아온 건지 싶으면서 찾아갔다.

그러다 바로 다음 대형건물에 하이마트를 비롯해 교보문구, 식당 등 입점한 건물이 나와서 안도했다.

 

여기서 저녁밥을 먹어도 되겠다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 하이마트에 들어가니 30000mAh 보조 배터리를 팔았다.

텐트에 막상 들어가니 LED가 없어서 배터리도 아까운 휴대폰으로 LED 비추고 그랬는데, LED도 있어서 좋았는데

가격이 너무 비쌌다. 7만원이 넘었는데, 인터넷에서 사면 훨씬 살텐데 싶으면서도

어쩔 수 없으니 그냥 무이자 할부로 샀다.

입구 겸 출구에 선풍기, 에어서큘레이터를 틀어놔서 땀 좀 식히고 다시 빨래방으로 돌아갔다.

 

이미 건조기 돌리고 있었는데, 옷도 여름 스포츠 재질이고 쿨토시도 있었는데

65도에 놓고 돌리고 있어서 바로 온도를 최저로 낮추고

새로 산 보조배터리를 충전했다.

배터리가 70% 이미 있어서 다행이었는데 18W 휴대폰 충전기로는 충전이 엄청 느렸다.

빨래 다 하고 더 기다리면서 85% 채웠고 원래 가져건 20000mAh 충전기는 5칸 중 3칸이 깜빡거리고 있었다.

 

빨래방 바로 옆에 케밥집이 있었는데 거기서 먹을까했는데

동생이 롯데리아 가고 싶다고 해서 롯데리아로 가기로 했다.

장거리 달리면서 엉덩이가 마찰되서 그랬는지 동생이 따갑하고 해서

약국에서 바세린을 먼저 사려고 했는데 문을 연 약국이 없었다.

하나 열었다고 카카오맵에 나오길래 찾아갔더니 약국이 없었다.

편의점에도 있을 것 같아서 갔더니 진짜로 팔아서 샀고,

산 김에 음료를 또 사서 마시고 보온병에도 보관했다.

 

금강자전거길 두 번째 인증센터 세종보는 롯데리아에서 가까웠다.

롯데리아로 가는 길에 체인이 또 빠져서

동생이 빨래한 반코팅 장갑을 바로 더럽혀야 한다고 하면서 체인을 다시 끼웠다.

롯데리아에서 모짜렐라인더베이컨이랑 롯리빙수를 먹고

또 보조배터리를 더 충전하고 세종보로 출발했고 금방 도착했다.

 

처음에는 대청댐까지 거슬러 올라가서 금강자전거길도 전부 종주하려고 했는데

이미 체력적으로 지치고 했고, 합강공원에서 여기까지 온 길이 금강자전거길 일부라서

온 길을 다시 거슬러 올라가는 것도 그렇고

또 그렇게 왕복해서 다시 여기까지 오는 것만으로도 70km가 넘어서

그냥 세종보 여기에서 내려가기로 했다.

 

이번에는 대교를 건너서 갔다. 처음부터 자전거길을 염두에 두고 설계했는지

차도랑 별개로 측면쪽에 자전거길이 있었다.

목표는 공주보 찍고 백제보까지 가는 것이었다.

백제보에는 CU가 있길래 거기에서 쉬고 자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도 아직 해가 지지 않아서였는지 우리를 추월해가는 아저씨들이 좀 있었다.

중간에 또 네비가 차도로 안내하는 길이 있어서 혼란스러웠는데

지도상에는 앞에 보이는 자전거길이 없었고,

명백하게 파란색 선이 있어서 업데이트가 안 되었다고 믿고 갔다.

올바른 길이 맞았다.

 

비슷하게 카카오맵이 알려주는 길로 갔다가 차도에서 합류? 하는 식으로

안내를 하길래 길을 되돌아가니 이번에는 우리가 자전거길로 제대로 안 빠져서 그랬었다.

 

그냥 무난하게 쭉 가다가 공주 시내인지 사람들 많은 공원으로 진입을 했다.

그런데 거기서 카카오맵이 또 이상한 길로 안내를 해서 길을 잃어버렸다고 생각했다.

다리를 건너는 길과 카카오맵이 안내하는 차도쪽으로 나가는 길에서 고민하고 있는데

시민분이 어디로 가냐고 물어봐서 공주보 가려고 한다고 하니까

다리쪽 길로 쭉가서 어쩌구 자전거길이 없어지면 산을 넘고 ... 하는 식으로 길을 알려줬는데

잘은 이해 못했지만 일단 지도보면 되니까 그렇게 출발했다.

그런데 지도를 보면 볼수록 공주보에서 너무 엇나가는 것 같아서

다시 되돌아서 다리로 돌아왔다.

 

일부러 길을 잘못 알려준거 아니냐고 그러면서

그냥 속는셈치고 카카오맵이 알려주는 대로 급경사 콘크리트? 그런 길을 따라서 위쪽 차도가 있는 언덕으로 올라갔다.

물론 내려서 걸어서 올라갔다.

 

막상 가보니까 거기에 자전거길 코스가 되어 있었다.

그래서 내 고집으로 어디서부터 틀렸는지 알아봐야겠다고

역주행으로 길을 찾아갔는데

공원쪽으로 진입하기 전에 빠지는 길이 있기는 했다.

네비가 길이 없다고 생각해서 잘못 알려준건지

우리가 모르고 공원으로 들어갔는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꽤 먼 거리를 잘못된 길로 왔었다.

 

공주보는 그래도 가까운 편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런식으로 자체적으로 길이를 늘렸다.

이미 밤이라서 전날을 생각하면 지금 재정비를 해두는게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그냥 막연히 공주보에 뭐라도 있겠지 생각하면서

보이는 시내의 편의점을 그냥 지나쳐서 공주보로 향했다.

 

가는 길에 성의 야경이 멋있었는데 공산성이었다.

계속 달리니 또 산을 오르는 도로가 나왔고

기어 내리고 어떻게든 버티고 오르고 또 내려가고 또 오르고 그랬는데

공주보에 거의 가까워졌을 때 언덕에서 휴대폰 거치대가 바닥으로 떨어졌다.

 

폰이 갤럭시 Z 폴드3였는데 흔들리다가 무게를 못 견디고 파손된 것으로 보였다.

다행스럽게 폰은 바닥에 닿지 않고 거치대쪽으로 바닥에 박으면서

폰은 전혀 파손된 곳이 없었다.

그때 돌아다니던 강아지가 우리쪽 가까이 왔는데

동생이 이리오라고 하니까 정말 우리 앞에 와서

무언가를 바라는 눈빛으로 앉았다.

내가 파손된 자전거 거치대를 보여주면서 물어오라고 하고 던졌는데

쳐다만 보다가 다시 우리만 봤다.

그러다 근처에 다른 사람이 지나가서 거기를 따라가고 우리는 출발했다.

 

거기서도 길을 또 잘못 들어서 다시 나오고

그러다가 결국 공주보에 도착했는데

들어가는 길부터 아무 것도 없을 것 같아서 싸했는데

공주보 인증센터에는 정말 아무 것도 없었다.

심지어 불빛도 거의 없었다.

편의점 들리고 가지 않을걸 후회하면서

빨리 백제보로 가야겠다고 생각하고 쉬지도 않고 바로 출발했다.

 

백제보 가는 길도 지금까지 늘 지나왔던 산을 낀 도로, 언덕, 내리막, 풀이 가득한 시골 자전거길의 반복이었다.

그래도 가는 길에 반대쪽에서 오는 자전거를 타긴 했는데 쉬는 것처럼 보이는 아저씨를 보긴 했는데

그때 우리는 한참 내리막타고 왔던 길이고, 또 공주보까지 가도 아무 것도 없는걸 보고 와서 안타깝다고 생각했다.

물론 실제로 안타까운게 맞는지는 모르지만

 

가는 길에 체인도 세 번인가 빠지고, 한 번 빠지기 시작하니까 엄청 잘 빠졌다.

기어가 안 빠지도록 기어를 안쪽으로 넣어야 해서 속도를 상당히 희생하고 2-4단? 으로 달렸다.

내 자전거 리어랙은 싸구려였는지 결국 무게를 못버티고 타이어를 긁기 시작했다.

이미 오면서 계속 리어랙 다시 조여주면서 왔는데 이제는 한계였다.

동생 리어랙은 그래도 좀 튼튼해서 거기에 매단 가방에 있는걸 내가 매고 있는 방수가방에 넣어서 무게를 줄이고

동생 자전거 리어랙에 텐트를 자전거 가방 위에 같이 묶었다.

거기서 새로 산 보조배터리 LED를 첫 개시했다.

 

리어랙도 고장나고 체인도 자꾸 빠지고, 백제보 가까이 와가도 문명의 흔적이 안 보이고

내리막에서 동생이 길을 잘 못 봤다가 급브래이크 잡으면서 묶어둔 텐트가 자전거 가방 아래로 내려가서

다시 묶고 그러면서 신체적으로도 힘든데 정신적으로도 지쳐갔다.

백제보 도착해도 CU가 문을 안 열였을 것 같은,

좀비 영화에서 생존자 캠프를 찾아갔는데 도착하니 이미 망해있더라 엔딩이 떠올랐다.

 

백제보로 들어가는 마지막 언덕에서 트와이스 cheer up이 나왔는데

전혀 힘은 안 났고 죽어라 버티면서 언덕을 올랐고, 백제보에 도착했다.

 

역시나 늦은 밤이라 CU는 문을 열지 않았다. 망연자실했다.

주위를 둘러보니 급수대가 보여서 눌러봤는데 물이 안 나왔다.

멘탈이 나갈 지경이었는데 급수대 아래쪽에 꼭지가 달려있길래 돌려보니 물이 나왔다.

일단 수돗물이라도 상관없다는 생각으로 물을 마셨고 마시니 좀 미지근하긴 해도 음수용 물인 것 같았다.

 

CU는 못갔지만 물을 일단 배부를 정도로 마셨는데 동생은 약간 멘탈이 나간 느낌이었다.

여건이 안 좋으니 여기서 포기하고 가자는 식으로 이야기를 했다.

내 생각에는 기어가 자꾸 빠지는건 기어를 바깥족 2-7단으로 놔서 그런거고

느린 것도 2-4 이렇게 들어가서 그런거니 2-6단으로 여기서 맞추고 가면 된다고 했다.

 

여기서 포기하기엔 너무 아까웠고 동생도 지쳤으니 자고 다시 생각해본다고 했다.

텐트를 처야 했는데 중앙 광장에 잔디는 날이 밝아서 사람들 오면 좀 그래서

안쪽에 보이는 건물로 들어가는 길에 나무 있는 돌바닥에 텐트를 쳤다.

 

어제를 경험 삼아서 쿨토시나 목에 맨 수건 그런 것들은 습도를 높히니

자전거에 거치하고 자려고 했는데

날씨를 보니 비가 올 가능성이 있어서 그냥 자기 전에 가능한 건조시키는 걸로 하고

자전거도 애매하지만 거치할 곳이 있어서 거기에 두었다.

 

밖은 바람이 그래도 좀 불어서 시원했는데

비가 올 수도 있어서 처음엔 플라이를 다 치고

그래도 바람이 최대한 들어오도록 플라이를 옆쪽으로 고정시켰다.

그런데 바람에 금방 다시 원상복귀되어서 다시 입구 통풍구를 가리고 그래서

거기는 그래도 날벌레가 거의 없어서 일단 문을 열고 환기시키고 그랬는데

그래도 바닥이 열 받고 식지가 않은 상태라 따뜻하고 그래서 온도가 쉽게 내려가지 않았다.

그리고 파리 한 마리가 플라이 안쪽에서 쫒아내도 나가지도 않고 계속 시끄럽게 했다.

 

결국 플라이를 걷어내고 두 명이 있으면

또 더우니 잠이 안 오는 내가 밖에서 좀 열을 식힐 겸 쉬면서 코스를 알아봤다,

찾아보니

리어랙은 가는 길에 부여 읍내로 빠져서 정비하고 가든 지금처럼 그냥 가든 하면 된다고 생각했고

금강하구둑에 도착하면 거기에 찜질방이 있으니 거기서 쉬고 집으로 가면 될 것 딱 좋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들어와서 잤다.

자기 전에 산에서 개짖는 소리가 났는데 개들이 우리 텐트까지 내려오면 어쩌나 했는데

시간이 지나니 그냥 잦아 들었다.

 

이번에는 피곤했는지 나도 잤는데 일어나보니 밖에 비가 왔던 흔적이 있었다.

방수가방을 입구 반대쪽 통풍구쪽에 두고 베고 잤는데 가방에 살짝 물이 맺힌 흔적도 있었다.

비가 왔는지도 모르고 그냥 잔 거다.

 

동생은 개운하게 잤다고 하고 나도 아무튼 잠을 잤다.

나와보니 날벌레는 없었는데 밖에 둔 운동화에 개미들이 많았다.

텐트 안에도 개미가 들어와 있었다.

텐트 안 개미랑 벌레들은 죽이고 운동화는 털어내고

이번에는 처음부터 빡세게 텐트를 접어서 한 번에 주머니에 넣었다.

 

일어나보니 CU가 열었고 아저씨를이 앞에 앉아서 이야기하고 있었다.

CU에서 음료랑 라면이랑 육포랑 먹고

기어도 2-6단으로 맞춰서 안 빠지게 하고 새벽에 알아본 이야기를 하고

처음 목적대로 완주코스로 가기로 하고 출발했다.

 

그래도 쉬고 출발하니 초반 10km는 무난히 달렸다,

다음 인증센터는 익산 성당포구였는데 여기는 거의 40km에 육박해서 좀 빡센 코스다 싶었는데

실제로 가니까 길이 주로 평지이고 그렇지 않아도 무난해서 갈 만 했다.

 

자전거도 잘 나가고 리어랙도 뭐 굳이 정비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아서

부여는 그냥 지나갔다.

 

중간에 자전거길에 속도도 잘 나오고 넓은 평지 풀밭에 꽃도 많이 피는 힐링 구간도 있었다.

실제로 익산 시내와는 엄청 먼 곳이지만 우리가 익산에 갈기에 익산에 가까워진다는 것만으로 마음이 무겁지 않았다.

그리고 어제와 다르게 아침을 지나서 낮에 가까워 가는데도

흐려서 햇빛이 없고 하지만 비는 안 내리고 바람은 많이 불어서 자전거 타기 좋은 날씨였다.

중간에 사람들이 몇명 모여 있었는데 근처에 자전거도 차도 없어서 하늘에서 뚝 떨어진 줄 알았다.

그리고 아주머니 둘이서

우리 자전거보다 더 평범한 일상용? 자전거를 타고 가고 있어서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지 신기했고 어디까지 갈지도 궁금했다.

 

가다가 강경 문학관? 앞에서 강을 보면서

보온병에 넣어둔 포카리를 마시면서 잠낀 쉬고 출발했다.

 

가다보니 늘 지나온 근처에 풀 말고 아무 것도 없는 자전거길로 또 진입했는데

거기에는 익산이라는 표지판이 있어서 편안한 마음으로 달렸다.

 

이제는 양 옆이 농가인 평지를 쭉 달리는데 맞바람이 쳐서 힘든 구간도 있었고,

멀리서 나무가 보이는데 나무를 지나쳐서도 한참을 가고 그랬다.

맞바람 칠 때는 구간이 꺾여서 가는 방향이 바뀌기를 바라면서 갔다.

 

성당포구 가까이 오니 예전에 차타고 온 적이 있던 바람개비길이 보였는데

이게 이렇게 긴 줄 몰랐다.

 

결국 익산 성당포구에 도착했고,

입구에 치킨집 겸 슈퍼가 표지판이 있어서 찾아갔는데

거기 앞에서 이야기하고 있던 아저씨 둘만 있었고

오늘 병원가서 문을 안 열었다고 했다.

반대쪽에 사거리 슈퍼가 있다고 거기로 가라고 해서 거기로 갔다.

 

도착하니 냉면을 하는 음식점도 있었고 사거리 식당 겸 슈퍼도 있었다.

일단 음료부터 마셔야 해서 사거리 슈퍼에 가서 포카리랑 포도붕붕캔을 마시고

냉면을 먹으러 옆집을 갔는데 여기도 휴가라고 문을 닫았다.

 

 

결국 다시 사거리 식당으로 돌아가서 동생은 순대국밥을 시키고 나는 비빔국수를 시키고,

또 같이 먹을 순대를 시켰다.

배가 고파서이기도 했지만 음식이 특히 순대랑 콩나물무침이 맛있었다.

먹다보니 배가 살짝 부르기도 했는데 내 국수가 계속 안 나와서 물어보니

주문을 못 들었다고 했다. 내 생각엔 못 들었다기보다 그때 바빠서 잊은 것 같긴 했는데

아무튼 다시 달라고 하고 비빔국수를 받았다.

이미 배가 불러오고 있어서 순대처럼 맛있게 먹지는 않았지만 맛이 나쁘진 않았다.

 

먹고 있을 때였는지 먹기 전이었는지 모르겠지만

성당인지 교회인지 종을 쳐서 그래서 성당포구인가 싶었다.

 

동생이 원래 밥 나오기 전에 물을 담아놔야 한다고 했었는데

밥을 먹다보니 정수기 빛이 파란색이 아니라 초록색으로 변하고 물도 미지근 했다.

동생 말로는 찬 물을 다 써서 그렇게 된거라고 물을 바로 받았어야 했다고 하고

일단 다시 파란색으로 변할 때까지 기다렸는데 안 변했다.

알고보니 그냥 냉수를 누르면 파란색으로 변하는 것이었고,

누가 다른 버튼을 눌러서 초록색으로 변한 것이었다.

 

밥을 먹고 내부에서 좀 쉬다가 엎드려 자기도 불편하고

아저씨들 이야기하는 소리가 커서 밖에 평상에서 쉬려고 했다.

또 음료를 사면서 나가기 전에 식당 아주머니랑 잠깐 이야기 했는데,

아주머니도 원래 익산 모현동에 살다가 여기 왔다고 했다. 우리도 어릴 때 모현동에 살았다.

 

평상에서 누워있다가

깜빡 잠이 들었나 싶은데 그새 좀 땀이 나서 깼다.

 

출발하려는데 거기서 어떤 아저시가 어디로 가냐고 물으면서

자전거 타고 돌아다니는 것이 좋다

몽고반점이 나는 몽골 민족(우리는 몽골 민족이 아니긴 한데)은 돌아다녀야 한다

글로벌하게 살아야한다 그런 이야기를 하시면서 우리한테 칭찬을 했다.

 

금강하구둑으로 출발했는데 여기는 출발하자마자 산을 올라야 했다.

처음에는 그냥 기어 내리고 버텼는데 쉰 지 얼마 안 되었는데도 힘들었다.

마침 길을 완전히 막고 공사하고 있어서 좋은 핑계로 삼아서 내리고 지나갔다.

체감상 내리막이 오르막보다 더 한 느낌이어서 반대로 왔으면 더 힘들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면서

내리막을 쭉 내려가니 또 평지의 시작이었다.

강을 끼고 바람도 불고 길도 좋아서 좋았지만, 음료를 사오지 않은 게 실책이었다.

 

그런데 가다보니 캠핑장이 나오면서 휴게소도 있었다.

거기서 음료를 사서 먹고 보온병을 채우고 아이스크림 - 더위사냥을 먹고 출발했다.

 

충분히 많이 쉬고 마지막 목적지를 향해 가는 길이기도 했고

날도 적당히 흐리면서 바람도 많이 불어서 금강하구둑까지는 무난히 갔다.

금강하구둑 근처에 와서는 맞바람이 좀 심했지만 이제는 아무 문제가 아니었다.

 

결국 금강하구둑 종점까지 도착하고 기본적인 목적은 달성했다.

종점 근처에 안 쓰는 텐트랑 캠핑카가 많았는데 좀 아까웠다.

 

금강하구둑 인증센터 근처에는 망한 군산 금강랜드가 있었다.

어릴 때 놀러갔던 곳은 서천쪽 금강하구둑인데

예전에 검색했을 때는 금강랜드가 망했다고 해서 거기랑 구분을 못했는데

사진을 보니까 다르다는 걸 알았었는데 여기였다.

 

금강하구둑을 지나서 서천 금강하구둑 테마파크에 도착했다.

놀이공원은 문은 안 열었지만 그래도 주변 음식점이랑 가게들은 열었고

특별히 다람쥐통?은 별개로 운영되어서 다람쥐통을 사고,

거기 가게에서 사장님 아주머니랑 아저씨랑 자전거 타고 온 것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쭈쭈바를 여러 개 사 먹었다.

서울에 비 엄청 많이 왔다는 이야기도 했는데 알고보니 그때 서울에 물난리가 났었다.

찜질방 갈거라고도 이야기했는데 10월인가 11월부터 연다고 해서 좌절까지는 아니고 좀 실망했고

양푼쪽갈비 지도에서 봐서 거기 갈거라고 했는데 없다고 했다.

 

눈으로 확인해야 해서 찜질방을 찾아갔는데 정말 문을 안 열었고 겨울에만 운영했다.

그래서 밥 먹고 바로 집으로 달리기로 했다.

갈비집은 쪽갈비가 아니라 그냥 양푼갈비였는데 내 기억이 왜곡된 것이었고 아무튼 양푼갈비집은 있어서

맛있게 먹고 집으로 출발했다.

 

 

익산 가는 길은 먼저 군산 시내로 들어가서 나가는 식이었는데

군산도 바다를 끼고 있어서 공원이 조성된 해변 자전거길을 지나갔다.

밤이라 조명이 아름다운 다리가 있었다.

 

시내를 빠져나가자 또 그냥 아무 것도 없이 길만 있는 느낌이었는데

그래도 여기는 주변을 보면 도시의 흔적이 보여서 전만큼 무섭지는 않았다.

 

또 길을 헤맸는데 지경교차로에서 카카오맵이 안내하는 길이 분명히 없는 것처럼 보이는데 길이 있다고 해서

그 길을 찾는다고 지도를 열심히 다시 보고 주변을 뺑뺑 돌면서 시간을 꽤 보냈다.

결국 그냥 차도로 갔는데

이건 나중에 집에서 로드뷰로 살펴보니

우리가 길이 없다고 생각한 지점에서 좀 들어가면 길이 나왔다.

그런데 어두워서 거기로 지나갈 생각을 못했던 것이다.

 

그렇게 달려서 만경강을 따라서 집으로 갔다.

만경강 근처 자전거길은 약한 내리막인 것 같았고

길도 엄청 부드러워서 스퍼트를 내서 평균 속도를 23km/h 수준까지 올려서 달렸다.

그리고 집에 도착했다. 도착하니 거의 오후 11시였다.

 

막상 집에 도착하니 어떻게 충북 괴산군 연풍면에서 여기까지 왔는지 실감은 안 났지만

집에 도착한 것으로 충분히 좋았다.

씻고 우영우보고 자려고 했는데 아마 피곤해서 그냥 잤던 거 같다.

 

자전거 여행하려면 일단 자전거 충격 완화 잘 되는 거 필수고

텐트도 통풍 잘 되는 거로 알아봐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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