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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를 이해하자 (2)

스터디플래닛/이해

by 엘빌스 2019. 5. 4.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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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말하면 이해를 공부하면서 나의 기대는 꺾였다. 당연하다면 당연했다, 자연과학이나 공학이 아니라 '우리', 다시 말해 사람에 대한 것인데도 아직까지 상대적으로 쉽게 이해력을 끌어올리는 방법이나 이론을 찾아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물론 내가 찾지 못했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이해에 대해서 조금이라도 더 알게 되었다고해서 이해력을 끌어올릴 뾰족한 방법이 생기지는 않았다. 그 이유는 너무 간단하다. 이해의 거의 대부분은 무의식적인 과정이기 때문이다. 내가 통제하려고 통제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그러나 '쉽게' 끌어올릴 수 없다고 했지 이해에 대해서 손을 쓸 수 없다고 하지는 않았다. 기대한 만큼은 아니더라도 이해를 이해하는 일이 결코 헛된 일은 아닐 것이다.

 

먼저 이해하기 쉬운 글과 이해하기 어려운 글을 읽어보자.

 

1.

그 다음 별에는 술고래가 살고 있었다.
"뭐하고 있어요?" 어린왕자가 술고래에게 물었다.
"술을 마시고 있지" 술고래가 우울하게 대답했다.
"왜 술을 마시나요?"
"잊기 위해서지."
어린왕자는 벌써 술고래가 불쌍하게 느껴졌다. "무엇을 잊기 위해서지요?" 그가 물었다.
"부끄러움을 잊기 위해서." 술고래는 머리를 숙이고 이야기했다.
"뭐가 부끄러운데요?" 어린왕자는 그를 구해주고 싶었다.
"내가 술을 마신다는 게 부끄러워." 술고래는 말을 마친 후 더 이상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어린왕자는 어리둥절해 하며 그 곳을 떠났다.
여행을 하면서, 어린왕자는 이렇게 혼잣말을 했다. "어른들은 정말 이상해."

 

2.

과학자인 필자가 비전문가인 독자를 대상으로 쓴 과학 지문은 그 자체로 교육적 성격을 띤다는 점, 지식의 발생적 맥락에 주목한 역사발생적 원리에 의거하여 과학사가 과학교육의 핵심 내용이자 방법으로 다뤄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여, 과학사 지문의 내용 분석을 시도한 Wang(1998)의 논의를 토대로 과학 지문 분석을 위한 내용 요소(개념, 과정, 맥락)를 추출하였다. 그리고 이들 내용 요소들이 국어과 문단 짜임 및 연성화 장치와 어떻게 부합하는지를 교차 분석하여, 읽기 평가 맥락에 나타난 과학 지문의 유형을 크게 4가지로 귀납하고 각각의 특성을 기술하였다.

 

읽으면서 스스로 왜 이유를 분석해보면 더 좋을 것 같다.

내가 생각하기에 1번 글이 이해하기 쉬운 이유는 문장이 짧고, 일상적인 대화에 가깝고, 사용된 어휘도 어린 아이도 알  수 있을 정도로 쉽기 때문이다.

2번 글이 이해하기 어려운 이유는 문장이 길고, 일상적인 대화에서 굉장히 멀고, 사용된 어휘는 일상적이지 않거나 전문적인 용어이기 때문이다.

 

단편적인 예로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이해의 어려움을 확인해보았다. 실제로 경험을 되짚어보면 이해하기 어려운 경우는 더 다양하지만, 앞으로 이야기를 시작하는데 부족하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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