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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를 이해하자 (5)

스터디플래닛/이해

by 엘빌스 2019. 5. 7.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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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가지고 있는 지식에 의해 간섭을 받는다."

 

단어를 보고 활성화될 수 있다는 요소들은 특정한 무언가가 아니다. 그냥 말 그대로, 그것과 연결된 우리가 가지고 있는 다양한 지식(정보)들이다. 단어의 의미 관련된 것들만 활성화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조금은 다르지만 비슷한 예로, 예전에 무한도전에서 무한! 하고 외치면 이어서 도전!이라고 했었다. 그 상황에서 무한!을 외쳤으면 도전을 떠올리지, 대!(무한대),  리필!(무한리필)을 떠올리지는 않을 것이다.

이 경우는 상황 맥락에 매우 크게 의존해서 '도전'이 압도적으로 활성화된 경우이겠지만, 어쨌든 일반적으로도 그렇게 자주 같이 나와서 일종의 패턴으로 굳어졌다면 그것이 다른 것들과 간섭을 일으킬 수 있다.

 

간섭이 일어날 수 있는 상황에서 예상한 것이나 그것과 비슷한 것이 이어진다면 오히려 기존 지식을 이용하여 쉽게 구성하기 때문에 이해가 수월하게 느껴질 수 있다.

반대로, 그렇지 않다면 억제 효과를 받아 이어지는 것의 활성화에 부정적인 효과를 줄 수 있다. 그렇다고 해도 이어진다는 사실은 사실이기 때문에, 활성화가 완전히 억제되는 건 힘들고 실제로는 미미한 영향만 줄 가능성이 높다. 물론 경우에 따라서 내가 기대했던 패턴에 따른 결과가 크게 다르다면 이해하기 어렵다는 느낌과 불편한 느낌을 가져다줄 수도 있다.

 

여기까지 단어 의미 구성에 대해서 논했는데, 학문적으로 파고 들면 단어 의미 구성에 대해서 좀 더 많은 이야기가 필요하겠지만 결과적으로 같은 원리를 기반하는 것은 같다. 책 보고 조금 공부한 입장에서 깊게 다룰 역량도 안되고 교양이나 학습에 기여할 수 있을 정도의 영감을 얻는 수준에선 이 정도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이어서 문장에 대해서 다뤄야하는데, 실은 문장 이해는 단어 의미 구성과 별개가 아니다. 알고 있겠지만, 지금 다루는 상황은 문장에서 단어를 읽고 있는 상황을 다루고 있다. 단어의 의미가 형성되기 위해서 맥락에서 통합이 이루어진다고 했는데 그게 결국 문장 수준에서 의미를 만드는 과정이다.

 

여기서 하나 명확히 짚고 넘어가야할 게 있다. 지금까지 나온 단 하나의 논의 '맥락에서 통합'이 문장 수준에서 의미를 만드는 과정이라고 했는데, 그러면 문장을 다 읽어야 맥락에서 통합이 가능한 걸까?

그렇지 않다. 심리학 실험에 의하면 우리가 의미를 만드는 과정은 즉각적이다. 즉각적이라는 게 0ms 차이로 이루어진다는 뜻은 아니다. 의미가 고정되기 위해선 300~350ms 정도는 필요하다. 다만 그것이 시작되는 시점이 단어를 읽고 나서 직후라는 뜻이다.

 

결국 이렇게 생각할 수 있다. 단어를 읽어서 의미를 만들 때 문장을 통으로 보고 결정하지 않는다. 이건 경험적으로도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데, 짧은 문장이야 그렇게 생각할 수 있지만 길게 이어지는 문장을 머릿 속에 전부 담아서 한 번에 처리한다는 건 생각하기 힘들다.

그보다는 단어를 보는 즉시 지금까지 맥락과 통합되어 의미를 구성한다. 거기에서 끝나는 게 아니다. 계속 읽어 나가면서 잘못되게 의미를 구성했다면 의미를 정정한다. 그렇지 않더라도 처음에는 애매하고 대략적으로 의미가 만들어졌을 수 있지만 맥락과 이어지면서 구체적으로 변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게 다는 아니다. 단어의 집합, 구를 맺을 때는 단어를 읽어 나갈 때와 다른 반응을 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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