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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를 이해하자 (12)

스터디플래닛/이해

by 엘빌스 2019. 7. 22.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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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의 이해, 다시 말해 글의 표상을 만드는 일은거시적 측면과 미시적 측면으로 이루어진다.

 

거시적 측면은 글의 전체적인 방향성과 흐름을 보는 것이고

미시적 측면의 이해는 개별적인 문장 또는 단어의 의미와 그것들의 관계를 보는 것이다.

 

글을 잘 읽으려면 흐름을 파악하면서 세부적인 내용까지 움겨쥘 수 있어야 한다.

 

큰 흐름만 파악하면 세부적인 차이점에 주목하지 못하게 되어 글을 곡해할 위험이 있고

 

세부적인 내용은 읽어도 무슨 이야기인지를 모른다면 전하고자 하는 내용이 무엇인지 올바로 파악하기 어렵고 나중에 기억하기도 어렵게 된다.

 

먼저 거시구조에 대해서 이야기해보자.

 

거시구조라고 하면 낯선 개념으로 느껴질 수 있지만 사실 굉장히 익숙하고 자주 사용되는 개념이다.

거시구조를 대표하는 것이 제목과 요약이다.

 

이해를 이해하자는 이 글의 제목처럼,

제목은 세부적인 내용을 전부 보여주지는 못하더라도

세부적인 내용끼리의 공통된 측면을 보여준다.

그리고 그것이 거시구조의 본질이기도 하다.

 

요약 또한 마찬가지이다.

글을 쓰다보면 주장을 하기도 하고, 어떤 사례를 가져오기도 한다.

 

주장을 하려면 근거가 필요하기 때문에 주장에는 근거가 따라온다.

어떤 이야기를 했을 때 관련된 지식이 부족하면 이해가 어려울 수 있다.

그래서 사례를 통해서 예시를 들어주기도 하고

더 쉬운 말로 내용 상의 동어 반복하면서 이해를 도와준다.

 

그러나 그것들은 전체적인 흐름에 영향을 주는 내용들은 아니다.

따라서 내용을 가지치기 한다면 1순위로 잘려나간다.

그렇게 전체적인 흐름을 대표하는 기본적인 문장만 남겨진 것이 요약이다.

 

바닥에 잡동사니가 널려 있는 상태에서는 물건을 찾기도 쉽지 않고 보기에도 좋지 않다.

만약 이때 이런 수납장이 있어서 용도/종류 별로 정리해둔다면

물건을 찾기에도 좋고 보기에도 좋을 것이다.

 

거시구조는 수납장과 같은 역할을 한다.

전체 틀은 글의 의도와 주제이다.

각 공간은 글을 이루는 하나의 흐름이다.

 

만약 위에서 두 번째 공간을 기상 후 준비할 때 사용할 물건들로 채워놨다면

그 안에 물건들이 무엇인지 따져보지 않아도 어떤 물건들이고 어떤 용도인지 이미 예상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잘못된 이해를 만들어낼 수도 있다.

실수로 세 번째 공간에 넣어야 할 것을 두 번째 공간에 놓았다.

하지만 두 번째 공간은 기상 후 준비할 때 사용할 물건들로 이루어져 있다는 생각에

세 번째 공간의 물건조차 기상 후 준비할 때 사용할 물건으로 인식하게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이와 관련된 실험에 따르면 거시구조, 즉 주제가 굉장히 명확한 글을 읽을 때

그 내용에서 모순이 발생하는 경우에도

글의 모순을 눈치채지 못하는 빈도가 40%에 달했다.

 

하나의 흐름에 너무 의존한 탓에 별 생각없이 모두 비슷한 내용으로 간주하여 읽은 탓인 것 같다.

 

비슷한 사례로 지각에서 맥락 효과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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