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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를 이해하자 (10)

스터디플래닛/이해

by 엘빌스 2019. 5. 16.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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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를 위한 과정은 빛이 눈으로 들어오는 것에서 시작한다.

물론, 듣는 경우는 파동이 귀로 들어오는 과정에서 시작한다.

 

그게 지각이 되고 의미를 정하는 과정은 즉각적이다.

약간의 딜레이가 있지만 그건 처리하는데 걸리는 시간일 것이다.

그 과정은 앞선 장에서 다룬 것처럼 다양한 연결이 통합되면서 강화되고 약해지는 과정이다.

그런 맥락에서 의미가 정해지기 때문에 비슷하기도 하지만 약간은 다를 수도 있으며,

동음(동형)이의어가 있는 경우 둘 중 하나로 결정되기도 하고 애매하다면 의미가 섞이기도 한다.

한번 정해진 것으로 끝나지도 않는다. 처음에 정해진 의미가 맥락에 맞지 않는다면 수정되기도 한다.

지속적으로 통합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문장은 단어가 모인 것이다. 그러나 문장은 아무렇게나 형성되지 않는다.

그 규칙은 모국어인 경우 살면서 자연스럽게 배우고 외국어인 경우 문법이라는 이름으로 배운다.

그 규칙에 따라 단어의 의미로 문장의 의미를 만든다.

 

하지만 단어들이 문장을 형성할 때 개별 단어로만 들어가지는 않는다.

구라는 단어의 덩어리로 의미 구성에 참여하는 것이다.

단어의 의미를 정했던 것처럼 구의 의미도 정해져야 한다.

그래서 구가 끝나는 단위에서 약간의 시간을 더 쓴다.

구의 의미가 정해지면 문장의 의미를 만들 수 있게 된다.

 

글도 문단도 전부 한 번에 받아들이기 어렵다.

그리고 문장도 그럴 수도 있다. 짧은 문장은 받아들이기 쉽다.

긴 문장은 그렇지 않다. 어렵다.

우리가 단기적으로 저장할 수 있는 기억은 부족하고 부실하다.

만약 길기도 길지만, 낯설고 어려운 단어로 구성된 문장이면 한계가 더욱 크게 드러난다.

낯설고 어려운 단어는 받아들이는 데 시간도 더 오래 걸리기 때문에

거기에 묶이다보면 뭘 읽었는지 전혀 모르게 될 수 있다.

 

이 상황을 끝내기 위해서 필요한 게 장기 기억이다.

여기서 장기 기억은 기억에 오래 남아있는 그런 지식이라기보다 단기 작업 기억이 아닌 기억이라고 보는 편이 좋다.

우리가 읽고 이해하면서 전적으로 단기 기억에만 저장되는 건 아니다.

그렇게 생각하면 우리가 한 번 보고 지나친 것들을 나중에도 기억하는 경우를 설명할 수 없다.

그러니까 장기 기억에도 같이 저장된다는 뜻이다.

(장기 기억에 들어갔다고 해도 약하고 부실한 기억이면 기억이 잘 나지 않을 수 있다)

 

현재 주의에 있는 요소들과 연결된 장기 기억에 있는 요소들이 연결되어 빠르게 인출할 수 있다는 개념이

장기 작업 기억이다.

그래서 긴 문장을 읽더라도, 다른 문장을 읽더라도 좁은 작업 기억의 한계를 넘어서 성공적으로 통합해서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종합하면 이렇다.

단어의 의미를 정하고, 구의 의미를 정하면서 문장의 의미를 정해서 이해한다.

그걸 처리하는 공간이 작업 기억이다.

그런데 (단기) 작업 기억만 생각하면 부족하다.

그래서 장기 작업 기억을 같이 이용해서 이해한다고 보는 것이다.

 

이렇게 단어-문장 수준에서 이해를 정리해봤다.

깊게 따지면 동음(동형)이의어, 다의어 처리나 중의적 문장, 미로 문장 등등등 어물쩡 넘어간 게 사실이지만

블로그에서 너무 많은 걸 바라면 안 된다. 어차피 지금까지 다룬 내용들이 그런 문제까지 설명하기 위한 체계이니

굳이 궁금하다면 스스로 생각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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