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를 이해하자 (6)

 

단어의 집합, 구를 맺을 때는 단어를 읽어나갈 때보다 시간이 오래 걸린다. 그 이유는 그것이 의미 단위를 구성하기 때문이다. 알다시피 문장에는 기본적인 구조가 있다. 한국어는 조사가 붙어서 문장 구조 내에서 역할이 정해지고 영어는 어순으로 그 역할이 정해진다. 그리고 그 구조 속 자리에 들어갈 단어는 단 하나의 단어일 수도 있지만, 여러 단어의 복합체일 수 있다. 그것이 묶여서 의미를 만든다.

이런 문장을 예로 들어보자.
유명한 교수가 강의를 하고 있다.
이 문장은 다음과 같이 끊어서 구조를 표현할 수 있다.
유명한 교수가/강의를/하고 있다.
이때 '유명한 교수'는 엄연히 '교수'와 다르다.

그러면 여기에서 단어에서 문장의 의미 정하기까지 종합해보자.
단어를 읽을 때 단 한 가지 의미를 떠올리는 것이 아니다. 그보다는 그것과 연결된 수많은 것들이 동시에 활성화된다. 물론 활성화된 정도가 모든 요인에서 동일하지는 않다. 더 강한 것도 있고 약한 것도 있다. 그렇다고 반드시 강한 것만 최종적으로 활성화되는 건 아니다.
문장을 읽어나가면 다른 단어도 마찬가지로 수많은 것들을 활성화시키고, 그것들이 통합되면서 활성화되는 요소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 단어 하나만 봤을 때는 덜 활성화된 것이 다른 단어가 활성화시킨 다른 것들과 강한 연결이 되어 있어, 통합 과정에서 강하게 떠오를 수도 있게 된다. 그리고 그것들이 통합되면서 다소 새로운 의미를 형성할 수도 있게 된다.
이런 통합 과정은 즉각적으로 일어나면서 단어의 의미를 정한다. 더 많은 단어가 들어오면 그것들과 같이 처리한다. 물론 기억 용량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무한하지는 않다.
한편 문장 구조에 따라서 의미를 받아들이기 때문에 구의 끝에 오면 구 단위로 의미를 구성하기도 한다.
최종적으로 문장 수준에서 의미는 단어 수준에서 의미가 정해지면 구 단위로 의미를 묶어서 구성하고 문장 구조에 따라 구 단위 의미가 종합되어서 받아들여진다.

여기까지 문장의 이해이다.
그러면 지금까지의 관점으로 

과학자인 필자가 비전문가인 독자를 대상으로 쓴 과학 지문은 그 자체로 교육적 성격을 띤다는 점, 지식의 발생적 맥락에 주목한 역사발생적 원리에 의거하여 과학사가 과학교육의 핵심 내용이자 방법으로 다뤄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여, 과학사 지문의 내용 분석을 시도한 Wang(1998)의 논의를 토대로 과학 지문 분석을 위한 내용 요소(개념, 과정, 맥락)를 추출하였다.

이 문장에 대해 다시 논해보자. 사실 이 문장은 마침표만 하나 있지, 실제로 여러 문장의 종합이다.
과학자인 필자가 비전문가인 독자를 대상으로 쓴 과학 지문은 그 자체로 교육적 성격을 띤다는 점,
가령, 이 부분은 과학자인 필자가 비전문가인 독자를 대상으로 쓴 과학 지문은 그 자체로 교육적 성격을 띤다. 라는 하나의 문장이다. 여기서 다시 하나 하나 따지면 한참을 더 써야 하니 나머지는 생략하도록 한다.
다행인 점은 이 문장은 어휘가 그렇게 어렵지 않다. 그래서 실제로 이 문장까지만 읽으면 길다고 느끼겠지만 이해하는데 큰 어려움을 겪지는 않을 것 같다.
문제는 기억 용량의 한계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