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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지과학과 문제해결: 2018학년도 수학 영역 30번 (1)

스터디플래닛/문제해결

by 엘빌스 2019. 5. 11. 23:33

본문

 

인지과학과 문제해결

 

prologue

Problem Space

Top-down VS Bottom-up

2018학년도 수학 영역 30번 (1)

2018학년도 수학 영역 30번 (2)

수학 공부와 문제해결

 

2018학년도 수학 영역 30번 (1)

 

지금까지 문제해결에 대한 이론을 다뤄왔다.

하지만 그저 이론에 그친다면 큰 의미가 없을 것이다.

대표적인 문제해결 유형인 수학 문제를 지금까지의 문제해결 이론과 수학적 사고를 기반으로 풀어보자. 가형 문제를 다루지만 지금까지 글을 읽어왔다면 이 글도 읽어보자.

수학적 논리는 공부해서 알면 그만이지만, 흐름을 풀어가는 과정은 가형만의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잘 모르는 과정은 그런가보다 하고 넘어가면 된다.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수학 영역 가형 30,

이 문제의 EBSi 기준 정답률은 2.2%이다.

확인한 시점은 201959일 오후 522분이고 풀서비스 데이터로 측정하니까 어쩌면 실제는 더 낮을 것이다.

참고로 같이 악명 높은 2017학년도 수능 가형 30번의 동일한 시점 기준 EBSi 정답률은 3.0%이다.

 

해설이든 파훼법이든 다 나온 시점이니 한마디 하면

시험장에서 이 문제를 논리적으로 엄격히 풀어내려면 수학에 천부적인 재능이 있어야할 것 같다는 생각이다.

2018학년도 수능 가형이 등급컷은 4점씩 붙어있지만 결코 그 이전의 시험들(2015, 2016, 2017)처럼 쉽다가 갑자기 난이도 몰빵 수준은 아니다. 개인적으론 상향평준화도 한몫했겠지만 까고 말해서 '잘 찍히는' 시험이어서 그렇게 된 듯하다.

그러니 30번에 투자할 여력도 상대적으로 적었을 텐데, 그 와중에 이걸 엄밀하게 풀었다면 말 다했다고 생각한다. 엄밀하게 확인하려고 한다면 상당히 고난이도의 계산을 많이 요구하기 때문이다.

 

우선 문제를 가볍게 살펴보면서 시작하자.

실수 t에 대하여 함수 f(x)

이라 할 때, 어떤 홀수 k에 대하여 함수

가 다음 조건을 만족시킨다.

 

함수 g(t)t=α에서 극소이고 g(α)<0인 모든 α를 작은 수부터 크기순으로 나열한 것을 α1, α2, ···, αm (m은 자연수)라 할 때,

이다.

 

의 값을 구하시오. [4]

 

실수 t에 대하여 함수 f(x)~ f(x)의 정의

실수 t라는 말은 t는 실수라는 말이다. 별 거 아닌 거 같지만 표면적인 의미를 확인해보는 것도 중요하다.

함수 f(x)x를 변수로 하는 함수이다.

그 다음 f(x)를 정의해주는데, 애매하다. 단순해보이긴 하는데, 낯설고 어쨌든 절댓값도 섞여 있으니 이미 겁먹은 누군가고 있을 것 같다.

어찌되었든, x - t가 통째로 식과 구간 섞여있으니 보기엔 편한데, 구간 조건이 x로 주어지지 않은 게 불편하다.

 

이라 할 때, 어떤 홀수 k에 대하여 함수 ~ g(t)의 정의

k가 홀수이긴 한데, 특정되지는 않았다. 어쨌든 홀수가 필요하니까 조건을 줬겠지! 라고 마음 편히 넘어가는 사람도 있겠지만 누군가는 홀수..? 왜 하필 홀수지? 이런 조건 낯설다. 할 사람도 있을 것이다.

다음 함수 g(t)를 마주하면 그래도 이게 30번은 맞구나 하겠다.

별 생각 없이 읽는 사람이면 g(x)라고 넘어갔을 것 같다. 그렇다면, 이미 걸러진 거고.

이 문제를 여기서 처음 본 사람이면 크기가 크니까 t를 봤을 가능성이 높은데 시험지에서 작은 글자였다면 어땠을지 생각해보자.

g(t)는 대충 봐도 좀 그렇다. t가 변수인데, 안에는 t도 안 보이고 f(x)가 있는 거야 f(x)를 봤을 때부터 각오는 했겠지만 거기에 코사인 함수를 곱해서 뭔지도 모르는 구간에서 적분하고 있다. t가 왜 있을까 생각을 해보니

f(x) 안에 t가 섞여 있구나.. 이제 좀 헷갈리기 시작한다.

 

가 다음 조건을 만족시킨다함수 g(t)t=α에서 극소이고

극소를 조건으로 주는 건 익숙할 거다.

어떤 함수를 미분해서 나온 함수가 =0을 만족하는 x값에서 원래 함수가 극값을 가질 '수도' 있다는 걸 배운다.

극소 조건이면 미분을 해야 하나 싶은데, g(t) 이거 미분할 수 있나?

 

g(α)<0인 모든 α

앞의 내용과 조합해서 그대로 받으면 g(α)일 때 극소인데 0보다 작다는 뜻, 그러니까 음수라는 말이다. 그런데 너무 자연스럽게 모든 αα가 하나가 아니었구나.

 

작은 수부터 크기순으로 나열한 것을 α1, α2, ···, αm (m은 자연수)라 할 때,

작은 순으로 나열했다니 그렇구나하고 넘어가고 싶은데, 또 무슨 조건이 되는 건 아닌지 걱정되기도 하다. 그리고 여러 개인 건 확실해졌는데, m개라니 ? 이것도 찾으란 건가?

 

시그마 알파=45이다.

몇 개인지도 모르고 알파에 대해서 아무 것도 모르는데 합을 줬다. 어쨌든 단서가 되겠지만.

 

의 값을 구하시오. [4]

 

결국 구해야하는 게 k이고 알파도 다 구해야 되겠다. 그리고 피하고 싶었는데 g(t)도 결국 계산하라는 거고, 파이 제곱은 정수로 만들려고 주는 것이니 큰 의미는 없는 것 같다.

 

 

수학적 사고의 기본은 구체화와 일반화이다. 구체화로 시작해서 패턴을 찾아 일반화로 끝난다는 뜻이다.

문제 풀이를 진행하면서 수학적 사고에 대한 설명이 이어지겠지만, 그 기본이 구체화와 일반화에 있다는 걸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지금까지 다룬 문제해결 이론과 '수학적 사고'를 바탕으로 문제에 접근해보자.

 

시작하기 전에 하나 짚고 넘어갈 부분이 있다.

f(x)를 정의할 때 t때문에 당황했던 사람도 있을 것이다. 아마 t가 또 다른 문자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만약 조건이 이랬다면 어땠을까?

S가 아니라 숫자 5.

숫자로 주어졌으면 어렵게 느끼지 않았을 거다.

그런데 f(x)의 입장에서만 보면 t5나 다를 건 없다. f(x)에서 변할 수 있는 변수는 x 하나뿐이다.

x 이외에 모든 것은 상수다. 그게 5이든 t이든.

수학 잘 못하는 경우를 보면숫자를 문자로 추상화해서 표현하는 것에 불편함을 느끼는 경우도 있는데 전혀 어렵게 받을 필요 없다변수와 상수를 명확히 해두면 상수인 문자는 숫자처럼 생각하면 그만이다.

 

문제를 푸는 과정을 진입 공격 검토 단계로 보면 시작은 진입 단계이다.

문제에 성공적으로 진입하려면 뭘 하는 게 좋을까?

먼저 목표를 확인하자. 목표가 없으면 문제가 성립하지 않을 정도로, 목표는 기본이다.

 

구하라는 값을 보니 k를 구해야하고, g(t) 함수의 값도 구해야할 것 같다.

다음 또 뭘 해야 문제와 친해질 수 있을까?

문제에서 알 수 있는 조건, 단서를 적어두면 좋을 것 같다.

t는 실수

f(x)의 정의

k는 어떤 홀수

g(t)의 정의

g(t)t=α에서 극소이고 0보다 작다

αm개 있고 그 합이 45

보이는 건 다 체크했다.

 

본격적으로 문제에 들어가기 전에 문제해결에 대해서 환기하고 시작하자.

문제해결은 문제 공간의 검색, 즉 문제 공간에서 원하는 문제 상태를 찾는 과정이라고 했다.

그리고 문제 상태를 바꾸기 위해서는 조작자를 적용해야 한다고 했다.

여기서 우리가 사용할 수 있는 조작자는? 당연히 지금까지 익힌 수학 지식들이다.

 

명백히 주어진 상황만으로 답을 구할 수는 없다.

그러니 상태를 변화시켜야 한다는 점은 모두가 인지하고 있는 사실일 듯하다.

그런데 어떤 조작자를 적용해서 상황을 바꾸는 게 좋을까?

아마 수학 고수들은 우선 뭘 하는 게 좋을지 떠오를 것 같다.

아까의 설명을 적용시키면 고수들은 지금까지의 누적된 경험에 따라 이미 알고 있는 것일 테다.

여기선 기준을 낮춰서 역행식으로 이유를 따지면서 풀어보겠다.

 

문제에서 구하는 값이 k g(α)들의 값임은 이미 확인했다.

k가 어디서 나오나 보니 g(t)를 정의할 때 나온다그러니 g(t)를 가지고 뭔가 해야 함이 확실하다.

α는 있는 박스 안 조건에 있다박스 안 조건은 g(t)에 대한 조건이다.

k에서도 α에서도 g(t)를 먼저 파악할 필요가 있음을 확인했다.

g(t)를 살펴보니 그 안에 f(x)가 있다. f(x)가 뭔지 알아야 g(t)도 알 수 있다.

다행히 f(x)도 조건에 있으니 그대로 해석해보자.

 

f(x) cos(πx)의 곱을 구하기는 쉽다.

주어진 f(x)의 정의에 cos(πx)를 곱하면 끝이다.

문제는 적분 구간(k ~ k+8) 내에서 f(x)가 어떻게 생겼는지 모른다는 점에서 시작한다.

(설명하면 y=f(x)cos(πx) 라는 함수를 x=k인 지점부터 x=k+8인 지점까지 '적분'한다는 뜻이다)

 

우리는 x = k ~ k+8에서 f(x)가 어떻게 생겼는지 알고 싶다.

하지만 알지 못한다. 그게 문제 상황이다.

이 문제를 다시 하위 목표로 두고 먼저 이 목표 해결에 초점을 두도록 하자.

 

여기서 우리가 k를 변화시킬 수는 없다. 적용할 조작자가 없다는 뜻이다.

마치 앞에 모니터가 켜져 있는데 키보드랑 마우스가 없어서 멀뚱멀뚱 보고 있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문제에서 k는 홀수야! 라고 했는데,

출제자님 kx = k ~ k+8 x - t>1을 만족시키는 어떤 값으로 합시다하고 협상할 수는 없다.

4딸라!는 그 상황에서 가능한 조작자였지만 지금 우리에게 가능한 조작자는 아니다.

 

그렇다면 다른 가능한 조작자는 뭘까?

또 다른 골칫거리, f(x)x - t│≤1 x - t>1를 보자.

x에 어떤 값을 대입해서 f(어떤 값)을 얻을 수 있음을 알고 있다.

적용 가능한 조작자를 발견했다. x에 어떤 값을 대입해보기.

그리고 절댓값을 없앨 수 있는 방법도 알고 있다.

그렇다면 x - t에도 적용 가능한 조작자가 있다는 뜻이다.

그러면 조작자를 적용해보자.

x - t에 넣을 x값 중 가장 만만한 건 x = t이다.

넣으면 t가 사리지고 0이 되니까.

x = t 이면x - t= 0 이고 따라서 f(t) = 1-0 = 1

함수가 바뀌는 지점은 특이한 경우이니 어떤지 확인해보는 게 좋다.

x - t= 1 을 경계로 함수가 바뀐다. 이를 만족하는 x 값을 찾아서 넣어보자.

x = t+1 이면 x - t= 1 이고 f(t+1) = 1-1 = 0

, 똑같이 0이 나온다.

크기를 더 키워서,

x = t+2 이면 x - t= 2 이고 f(t+2) = 0

조금 줄여서,

x = t+1.5 이면 x - t= 1.5 이고 f(t+1.5) = 0

,  t+1보다 조금이라도 크면 무조건 0이구나!

지금 구체화와 일반화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스스로 알아챘으면 좋았을 것 같다.

절댓값이니 음수인 경우도 찾아봐야 한다.

x = t-1 이면 x - t= 1 이고 f(t-1) = 1-1 = 0

아까 x = t+1 경우와 동일하다.

그러면 비슷하게

x = t-2 이면 x - t= 2 이고 f(t-2) = 0

이번엔 t-1보다 조금이라도 작으면 무조건 0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경계를 넘어서면 어떻게 되는지는 이제 알았다.

그럼 x - t< 1에서는 어떤 값이 나올지도 계산해보자.

x = t+0.5 이면 x - t= 0.5 이고 f(t+0.5) = 1-0.5 = 0.5

x = t+0.6 이면 x - t= 0.6 이고 f(t+0.6) = 1-0.6 = 0.4

계산을 계속 하다 보니 이제 패턴이 눈에 보인다.

x = t+0.7 이면 f0.3

x = t-0.3 이면 f0.7

이렇게 구해놓은 값이 이제 꽤 된다.

이 값들을 한 번에, 잘 보이게 표시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그게 그래프다.

값들을 찍어보니, 그래프를 완성할 수 있을 것 같다.

어차피 x - t> 1인 바깥은 다 0이고

x - t│≤ 1인 안쪽은 계산해보면서 y = 1-x 또는 y = 1+x와 같은 형태임을 알았다.

이렇게 f(x)를 파악했다.

어쩌다보니 대입만으로 f(x)를 찾았는데

다른 조작자로도 해보자.

x - t│≤1

-1  x - t 1 과 같고

t-1 t+1 과 같다.

 

x - t>1  x - t >1, x - t <-1 과 같다. 다시 x >t+1, x <t-1과 같다.

 

f(x) = {

1 - x - t(t-1 t+1)

0 (x >t+1, x <t-1)

 

절댓값을 마저 없애기 위해 구간을 나눠주면

f(x) = {

t - 1 + x  (t - 1  x 0)

t + 1 - x  (0  x t+1)

0  (x >t+1, x <t-1)

 

이제 먼저 한 방법처럼 대입해서 값을 구하고, 여러 값들의 시각적 표시를 위해 그래프를 그리거나

이미 배운 대로 그래프를 그리면 f(x)를 파악할 수 있다.

 

그런데 왜 f(x)를 찾았더라?

이게 역행 추리의 문제다.

깔끔하게 설명하기 위해 역행 추리로 문제를 풀었다. 하지만 역행 추리의 단점도 분명히 봐야 한다.

순행 추리로 풀었다면 처음부터 f(x) 그래프를 그리고 k와의 관계를 찾았을 것이다.

 

아무튼, 우리는 x = k ~ k+8에서 f(x)가 어떻게 생겼는지 알고 싶어서

조작자를 적용해서 f(x)를 파악한 것이다.

위 그림에서 k ~ k+8이 어디일까?

여전히 모른다. kt에 따라서 변한다는 것만 알았다.

암초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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