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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지과학과 문제해결: Problem Space

스터디플래닛/문제해결

by 엘빌스 2019. 5. 11. 2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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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지과학과 문제해결

 

prologue

Problem Space

Top-down VS Bottom-up

2018학년도 수학 영역 30번 (1)

2018학년도 수학 영역 30번 (2)

수학 공부와 문제해결

 

Problem Space

 

Allen Newell(앨런 뉴얼) Herbert Simon(허버트 사이먼)은 문제해결을 문제 공간의 검색으로 보았다.

문제 공간은 Problem Space을 번역한 말인데 문제 공간은 다양한 문제 상태로 구성된 공간을 말한다.

그런데 문제라는 게 뭘까국어사전에는 '해답을 요구하는 물음'이라고 한다.

국어사전에 묻고 싶다. 물어보자왜 해답이 필요한 걸까?

 

문제는 현재 상태와 원하는 상태의 차이에서 시작된다.

그 차이를 좁히는 과정이 문제 해결 과정이다.

그래서 현재 상태가 원하는 상태가 되면 끝난다.

그러니

해답이 필요한 이유를 묻는다면 이렇게 대답할 수 있다.

현재 상태가 원하는 상태가 아니니까.

 

문제해결이 문제 공간의 검색이라는 말로 돌아가 보자문제해결이 문제 공간의 검색이라는 말은 문제 공간에서 내가 원하는 상태를 찾기 위해 검색하다가 그 끝에 원하는 상태를 찾는 것을 말한다.

그렇기 때문에우리는 문제해결 과정을 미로또는 미궁에서 길을 찾는 것에 비유할 수 있다.

문제 해결이 문제 공간의 검색이라는 관점을 받아들였다면 이제 좀 더 자세한 이야기를 해보자.

 

 

 

Wolfgang Köhler(볼프강 쾰러)는 유인원을 연구하러 카나리아 제도의 테네리페 섬으로 갔다그동안 1차 세계대전이 발발해서 6년 동안 머물게 되었는데그때 쾰러는 침팬지 무리를 발견하고 침팬지를 대상으로 유명한 동물의 문제 해결 연구를 했다침팬지 술탄(Sultan)이 그의 실험 대상이 되었다.

 

우리 안의 침팬지와 우리 밖의 바나나를 생각해보자마침 우리 안에 바나나에 닿을 정도로 긴 막대가 있다이 상황은 술탄에게도 어려운 상황이 아니다현재 상태는 바나나 손이 닿지 않는 우리 밖에 있는 상태이다원하는 상태는 뭘까당연히 바나나를 가져오는 것이 아닐까여기서 간단히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막대를 집고 바나나를 밀어 가져오면 된다이렇게 문제 상태를 변화시켜서 원하는 문제 상태로 만든 것이다.

그런데 다른 문제가 있다실제로는 술탄에게 긴 막대 따위는 없었다바나나에 닿지 않는 두 막대만 있었을 뿐이다.

술탄은 열심히 막대를 바나나에 닿게 하려고 했다하지만 부질없었다결국 술탄은 시무룩해져서 우리 안에 가만히 앉아 있었다.

그러던 중갑자기 술탄이 한 막대를 다른 막대에 끼웠다!

막대와 막대가 연결되자바나나에 닿을 정도로 충분히 길어졌고술탄은 바나나를 성공적으로 가져왔다.

 

술탄은 성공적으로 문제해결을 수행했다처음의 상태는 바나나가 우리 밖에 있는 상태였지만최종적으로 도달한 상태는 바나나가 손 안에 있는 상태이기 때문이다이를 위해 술탄이 한 행동을 다시 살펴보자.

 

처음에 '긴 막대가 있었다면'이라고 가정한 상황을 생각해보자술탄이 할 수 있었던 행동은 다양했다.

바나나 따위 관심 없다는 듯 가만히 앉아있을 수도 있었고

갑자기 물구나무서기가 하고 싶어서 물구나무서기를 했을 수도 있다.

막대를 집고 바나나를 가져오는 게 아니라 우리 벽을 때렸을 수도 있고

우리 안의 나무에 매달려서 놀 수도 있었다.

바나나를 가져오려고 우리의 틈으로 손을 최대한 뻗을 수도 있고

우리를 온 몸으로 부딪혀서 나가려고 했을 수도 있다.

이렇게 언급하면 끝도 없이 많다.

어쨌든 확실히 술탄은 바나나를 먹고 싶어 했으니 위의 사례 중에 바나나와 전혀 상관없는 일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대신 처음에는 바나나를 보고 우리 밖으로 손을 뻗어보다가 이렇게는 먹을 수 없다는 걸 깨달았을 것이다.

그러다 곧 우리 안에서 긴 막대기를 발견하고다시 손을 뻗었던 것처럼 막대를 뻗는다.

이번엔 바나나가 닿았다성공했다.

 

현실은 더 녹록치 않았다기껏 막대기를 집어서 뻗어봤는데 이것도 닿지 않는다옆에 또 다른 막대기로도 해봤는데 이것도 안 된다.

포기해야하는 걸까술탄은 시무룩하게 우리 안에 앉아 있는다.

그러다 갑자기 다시 막대로 향하고 막대를 이리저리 만져보더니막대끼리 연결해서 긴 막대를 만들었다.

굉장히 중요한 순간이다바나나를 가져오겠다는 목표대신그와 직접 관련 없는 행동을 했기 때문이다!

바나나 가져오기 대신 '긴 막대 만들기'라는 목표로 막대를 만지다가 결국 그 목표를 이루었다.

 

문제를 해결하려면 한 문제 상태를 다른 문제 상태로 바꿔야 한다그런데 어떻게?

그걸 가능케 하는 행동이나 도구 등을 Operator라고 한다번역하면 조작자라고 한다.

조작자가 있다고 문제를 해결하게 되는 건 아니지만조작자 없이는 문제 해결의 시도조차 할 수 없으니 문제해결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다.

위의 사례를 보면 조작자의 중요성을 다시 알 수 있다.

첫 번째 경우는 '긴 막대'라는 이미 존재했으니 '긴 막대로 밀기'라는 조작자를 적용해서 문제를 풀 수 있다.

두 번째 경우는 조금 다르다기존의 조작자를 이용해서 적용했으나 문제 해결에 실패했다하지만 침팬지는 생각보다 영리해서 원래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긴 막대 밀기'라는 조작자가 있어야 함을 알았다현재 상황은 긴 막대가 없으니 조작자 적용이 불가한 상태이다.

그래서 '긴 막대 만들기'라는 목표를 세운다이 목표는 원래 목표를 이루기 위한 새로운 목표로 하위 목표라고 부른다.

이제 '긴 막대 만들기'라는 목표 아래 막대를 만져보고그러다 결국 목표를 달성한다. '막대끼리 끼우기'라는 조작자로 상태를 성공적으로 바꾼 것이다.

그렇게 술탄은 맛있는 바나나를 먹을 수 있게 되었다.

 

정리하면 이렇다문제해결은 다양한 문제 상태를 지닌 문제 공간에서 원하는 문제 상태를 찾는 과정이다.

이때 문제 상태를 바꾸는 방법은조작자의 적용이다.

 

그리고 여기 매우 중요한 문제해결의 중요한 특징이 있다문제해결은 반드시 어떤 목표를 향해서 이루어진다만약 목표가 없다면애초에 문제가 아니니 해결할 필요도 없다다음 그림을 보자.

 

 

시험지에 이렇게만 쓰여 있었다고 하자반응이 이렇지 않을까?

 g(t)가 이 조건을 만족시키는군요잘 알겠어요그런데 어쩌라구요?

문제해결에서 목표가 없으면 앙꼬 없는 찐빵도 아니고그냥 찐빵이 없다고 할 수 있다.

또 하나 중요한 특징이 있다술탄이 긴 막대기 만들기라는 '하위 목표'를 수행한 것처럼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본 목표를 해결하는데서 벗어난 '다른 목표'를 하기도 한다는 특징이다.

물론 이 목표는 본래의 목표와 전혀 무관하지는 않다.

그렇지만 본래 목표가 해결되는 과정은 아니다.

이 하위 목표들은 본래 목표를 이루기 위한 조작자를 획득하기 위해서 수행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술탄이 긴 막대기를 만들었다고 해서바나나가 더 가까이 오지는 않은 것처럼.

 

하위 목표에 대해서 조금만 더 이야기해보자.

이 글을 읽는 사람 중에세상에 수없이 많은 것 중 하필 따분한 이 글을 읽고 있는 이유가인생의 최종 목표가 이 글 읽기여서인 사람이 있을까?

공부를 잘 하자라는 목표의 하위 목표로서 읽고 있는 게 아닐까?

다시공부를 잘 하자라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면그게 인생의 최종 목표인 사람은 또 얼마나 있을까?

거의 대부분은 대학을 잘 가려고시험에 합격하려고 공부를 잘 하자라는 하위 목표를 가지고 있는 게 아닐까?

또 다시그럼 좋은 대학 입학이 인생의 최종 목표인 사람은 또 얼마나 있을까그 또한 무언가의 하위 목표일 것이다.

'많은 돈 벌기'라는 목표를 가진 어떤 학생을 생각해보자.

'왜인지그 학생은 돈을 벌고 있는 게 아니라의대에 간다고 도서관에 박혀서 공부를 하고 있다.

내가 닭이라서 이해가 안 된다돈을 벌려면 책보고 있는 게 아니라 나가서 뭐라도 돈 버는 일을 해야 하지 않을까그래야 한 푼이라도 더 벌지 않을까?

사람은 이 학생을 이해할 수 있다지금 한 푼 더 못 벌어도나중에 더 큰 돈을 벌 수 있음을 알기에 목표에 가까워지는 걸 유예하고 다른 일을 하고 있음을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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