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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를 공부하고 있지만

일상

by 엘빌스 2019. 4. 25. 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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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는 입시판에서 전문가가 된다는 것에 뜻을 가지기도 했고 생각하면 설레기도 했다.

그 일 자체보다는 인생의 중요한 한 방향을 결정해야할 시기의 학생들에 대한 책임감과 그들에게 받을 수 있는 관심, 그리고, 노동대비 높은 수익이 부러웠던 것 같다.

 

한때는 강사가 된다는 것이 좋아보였다. 나도 누군가에게 가르치는 것 비슷한 걸로 좋은 경험을 한 적이 있었고 인생의 중요한 한 방향을 결정해야할 시기의 학생에게 좋은 영향을 줄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했다.

 

간과한 것이 있다면 내가 어떤 것을 할 때 금방 질려했던 경험들이다.

결국 무한하게 이어지는 상급학교 진학이라는 과정을 무한하게 도와주는 부품이지 않을까 그런 생각

결국 매번 비슷한 내용을 좋은 언변으로 잘 포장해서 파는게 아닌가 하는 그런 생각

 

생각해보면 세상을 바꾸는 일이 하고 싶어서 세상을 유지시키는 공기업 대신 대기업을 선택했다는 선배님의 강연을 듣고 그 내용을 지금까지 마음에 새기고 있었는데, 언제부터 그런 생각을 품게 되었는지도 의아하다.

당연히 사람은 변하기 마련이지만

시험 문제를 수집하고 분석하고, 합격자들의 스펙을 수집하고 분석하고 똑같은 내용 어떻게든 파고 들어서 조금이라도 차별점을 만들고, 또 학생들의 감정을 자극하는 방법을 연구한다는 생각이 가습을 답답하게 하는 지금 그렇게 자연스럽게 스며들었던 지난 생각들이 신기하기까지 하다.

시험에 오랫동안 갇혀서 그렇게 되었을 수도 있다. 그래서 익숙함에 그랬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여전히 나는 얕더라도 많이 알고 싶어한다는 사실을 다시 확인했다.

 

여전히 공부에 대한 공부를 하고 있고 더 하려고 한다. 하지만 나는 강사가 아닐 것이다. 정확히 말하면 강사가 아니고 싶다. 결국 공부로 돈을 벌기 위한 판은 뻔한데 거기서 강사가 되기 위해서 치열하게 노력하는 사람들과 강사로서 치열하게 노력하는 사람들을 보면, 저렇게 하지 못하는, 하고 싶지 않은 내가 여기에 발을 들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움츠려든다. 여전히 게으른 내가 경쟁할 수 있을지가 무서운 것일지도 모르겠다.

 

회의감이 든다. 분명 이유가 있었고 열정있게 시작했는데, 지적 유희로 끝날 수도 있다고 생각하면 공허하다.

그래도 어쩔 수 없다. 교육은 경쟁의 수단이기 이전에 '교육'이니까, 거기에서 길을 찾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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