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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방식] 성공의 새로운 심리학 ─ 캐롤 드웩

자료나 생각들/책

by 엘빌스 2013. 12. 29.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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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공의 새로운 심리학은 다른 자기계발서와 달리 단순히 어떤 규칙을 던져놓고 이대로하라, 혹은 성공이라는 것을 단순히 사회적 위신 등으로 설정해둔 그런 책이 아니다. 저자인 캐롤 드웩이 심리학자여서 그런지 여러 실험 결과나 여러 사례로 설명하는 것도 책의 내용을 더 와닿게 해준다.

 

   책의 원제가 MINDSET : THE NEW PSYCHOLOGY OF SUCCESS, 즉 마인드세트 : 성공의 새로운 심리학인데 한국어 판에 마인드세트라는 말이 빠져서 좀 아쉽다. 마인드세트라는 말이 아마 이 책에 등장하는 어떤 단어보다 많이 않을까라는 생각이든다. 마인드세트로 시작해서 마인드세트로 끝난다.

 

   이 책을 처음 읽은건 2년 전인데, 책을 다시 읽은 지금 스스로 반성하게된다. 책을 읽은 직후엔 나름대로 많은 깨달음을 얻었다고 생각했는데 어느새 책을 읽기 전과 똑같아져있다. 저자조차 가끔씩 무의식적으로 말이 잘못나온다고 하니 우리 사회가 그런 사고를 부르는데 매우 익숙하는걸 새삼 느꼈다.

 

   마인드세트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1) 심적 경향, 2) 사고 방식이라고 나온다. 둘 다 의미가 통한다. 이 마인드세트를 두가지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고착 마인드세트, 다른 하나는 성장 마인드세트이다. 이 용어는 한국어판의 용어이다. 개인적으로 고착이라는 말은 자주 쓰지 않은 말이라 뉘앙스 면에서 오히려 영문의 표현 그대로가 좀 더 와닿는다. 각각 Fixed Mindset, Growth Mindset이다. 이 마음가짐을 두가지로 이분하는 것이 과연 가능한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엔 비합리적이라고 생각했지만 용어를 다시 곱씹어보니 이분이 가능한 개념이 맞다라는 결론을 내렸다. 용어 설명을 하고 좀 더 이야기해보도록한다.

 

   고착 마인드세트에서는 개인의 자질이 정해져있다. 인간관계의 수준 또한 정해져있다. 성장 마인드세트에서는 개인의 자질은 변할 수 있으며 인간관계의 수준 또한 변할 수 있다. 이 설명은 그 모든 의미를 담기엔 충분하지 않은 기초적 성격의 설명이지만 이로 부터 발전해나가기 때문에 이를 알아둬야한다. 정의가 이렇게된다면 변한다와 변하지 않는다는 모순 관계이기 때문에 이분이 가능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렇지만 모든 사람을 딱 잡아 둘 중 하나로 나눌 수 있다라는 말이 아니다. 잘 생각해보면 이 명제는 고착 마인드세트적 의미를 가지고 있다. 성장 마인드세트에서 생각해보면 애초에 사람은 그 집단에 절대적으로 종속되지 않는다. 그러니 두가지 마인드세트의 성질을 동시에 지닐 수도 있다. 또 주된 성질도 자유롭게 변할 수 있다. 고착/성장의 판단은 어떤 사건이나 명제에 대한 자신의 판단을 기반으로 한다. 그래서 명제에 따라 고착/성장이 다를 수 있다. 고착 마인드세트인지 성장 마인드세트인지는 주로 나오는 마인드세트로 하면된다.

 

   나를 생각해보면 나는 고착 마인드세트적 사고로 살았다. 일부 성장 마인드세트적 모습도 있었지만 고착 마인드세트를 깔아둔 상태에서 합리화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했다. 근본적으로 결국 고착 마인드세트에 갇혀있었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었다.

'나는 수학에 타고난 머리가 없다. 수학에 타고난 애들은 쉽게 수능 수준의 수학을 할 수 있지만, 나는 타고나지 않았기 때문에 열심히 공부해야한다. 내가 수학자의 길을 간다면 타고난 천재들과 경쟁할 수 없을 것이지만 적어도 수능 수준의 수학은 공부해서 커버할 수 있다'

얼핏보면 바람직한(?) 노력의 자세이지만 천재는 나와 다르다라는 생각을 깔고 들어간다. 공부해서 수능은 따라할 수 있다고하지만 그건 수능 수준이 대학 이상의 수학보다 낮아서 노력으로 가능하다고 한 것이다. 그러나 그렇기 때문에 수능 수준까지은 따라가도 내 능력으로 대학 이상의 수학은 따라갈 수 없다고 하는 것이다. 전형적인 고착 마인드세트이다. 능력은 정해져있고 능력이 부족하다면 노력으로 때우는 것이다. '나는 머리가 나빠서 남들보다 더 열심히 해야되'도 마찬가지. 성장 마인드세트에서라면 노력하면 그 능력 자체가 변하는 것이다. 내가 노력해서 수능 수준의 수학을 쉽게 하는 수준이 되다면 어느정도 타고난 능력이 있어 큰 노력없이 수능 수준의 수학을 쉽게한 그 사람과 같은 능력인 것이다. 고착 마인드세트라면 어릴 때 천재였던 사람이 커가면서 평범해지는 것을 쉽게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정작 재밌는 사실은 IQ테스트를 처음 개발한 사람은 능력이 변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쓰다가 든 생각인데, 우리 (사회)가 노력의 가치를 받아들이고 노력하라고 하지만 한편 노력은 어찌되었는 어느정도 한계가 있음을 암묵적으로 동의하는 것같다는 것이다. 김연아가 노력해서 지금의 자리에 올랐고 그 노력에 박수치지만 그래로 타고났으니까 가능하지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솔직히 고백해서 내가 그런 생각을 했었다) 고착 마인드세트를 그대로두고 성장 마인드세트를 흉내내는 것이랄까? 그 결과 나름대로 노력했다고 생각한 것이 실패하면 더 심한 고착 마인드세트에 빠진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지만 그것도 한두번이다. 고착 마인드세트가 근본적으로 자리잡고 있을 때면 지속된 실패는 결코 성공의 어머니가 되지 않는다.

 

   책을 읽다보니 고착 마인드세트의 정의가 좀 극단적이고 부정적으로 서술되어있어 처음엔 나는 이 정도는 아니다라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고착 마인드세트의 사람의 반응이나 행동을 보면 영락없이 나와 같아 내가 의식하지 못해도 기저에 그런 식의 사고 방식이 깔려있음을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알았으면 그걸로 된 것이다. 왜냐면 변할 수 있기때문이다. 고착 마인드세트와 성장 마인드세트는 결코 겉모습에서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이 아니다. 아다르고 어다르다고 얼핏보면 조금 관점만 다를 뿐인데 결과적으로 보여지는 차이는 상당히 큰 것이다. 책의 수많은 사례를 여기에 설명할 수는 없다. 그러나 확실히 많은 가치들이나 행동 방식이 고착 마인드세트에서 나왔다는 것을 하나 하나 확인하면서 놀랐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말을 진심으로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게될 때, 어떤 사람을 편견으로 바라보지 않을 수 있게될 때 진정 성장 마인드세트가 자리 잡았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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