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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 알려진 힉스 입자에 대한 사실과 종교적 논란

자료나 생각들/기타

by 엘빌스 2013. 3. 18.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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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와서 이 글을 쓴다는게 뒷북이라고 생각은 하지만 쓰고 싶은 말은 쓰고 싶기 때문에 적는다. 몇 일전에 힉스입자 '확실시' 된다는 발표에 다시한번 힉스입자가 이슈가 되었다. 덕분에 내가 이전에 쓴 글이 원래 상단에 올라있었기 때문에 순간 당황했을 정도의 방문자가 있었다. 잡소리는 그만하고,

 

http://grsn.tistory.com/204 (이전에 힉스입자에 대해 적은 글)

 

이 글을 쓰는 주 목적이 종교적 논란 때문인데, 뭐 나보다 잘난 사람들이 많고 이미 비슷한 내용으로 반박한 내용도 많겠지만 글을 적어본다.

 

우선 잘못 알려진 사실 :

1. 힉스입자가 빅뱅 이후 질량을 부여하고 사라졌다? → 조금만 생각해보면 답이 나오는건데, 말 자체가 이상하다. 아예 사라진 입자를 어떻게 발견할 수가 있겠는가? 사라진게 아니라 찾기 매우 매우 매우 힘들었던 것이다.

 

2. 힉스입자가 질량을 부여한다? → 입자가 질량을 부여하는게 아니다. 입자가 일으키는 장(場)에 의한 상호작용으로 질량이 부여되는 것이다.

 

3. 힉스입자가 발견되면 현대 물리학의 판을 다시 짜야한다 → 힉스입자 발견의 의의는 지금까지 우주를 물리적으로 가장 잘 설명하는 '표준모형'에서 자리는 있지만 실제 발견되지 않았던, 즉 이론적으로는 예측하고 그 값을 사용하고 있었긴하나 실제 있는건지 이론으로 만들어낸 허상인지를 밝혀냈다는 점이다

 

무슨 소리냐하면 현재까지 인간이 만들어낸 이론 중 가장 성공적인 이론인 (계산적으로) 표준모형이 틀리지 않았다는걸 더 확실히 증명했다는 것이다. 애초부터 찾아낸 것도 이론적 예측에 부합되는 입자를 찾아낸 것이다. (정확도 100%가 아니긴하다)

 

 

이외에도 더 많은 것으로 알고 있고 그에 따른 반박 기사도 있다. 종교적 논란이 있다는건 이것말고 다른 잘못 알려진 사실때문이라고 본다. 그건 이 아래로 이어가겠다.

 

 

 

우리나라의 기독교 (정확히는 개신교) 는 논란이 항상 따라다닌다. 그럴만도 하다. 우리나라에 기독교를 전파한 선교사들이 근본주의가 다수였기 때문이다. 근본주의는 기독교 이외에 어떤 것도 용납하지 않으니 대립이 없는게 더 이상하다.

 

이번 힉스입자 발견으로 반기독교인 사람들이 이를 무기삼아 또 논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이것으로 기독교가 틀렸다는게 입증되었다고.

 

무슨 소리인가 봤더니 힉스입자가 발견되었으니 빅뱅으로 우주가 만들어졌다는게 확인되었고 (또는 우주 탄생의 비밀이 밝혀진 것) 따라서 기독교가 틀렸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걸 알아야한다. 가모브가 처음 주장한 우주 대폭발 이론은 이미 '우주 배경복사'로 거의 입증되었다고 봐야한다. 이 이론에서 예측한 우주 배경복사가 실존하고있고 예측된 온도도 거의 같았다.

 

그러니 힉스입자 발견으로 이쪽 이야기로 (논란의 방향으로) 이어지는게 더 이상하다. 빅뱅의 사실 쪽을 힉스입자 발견으로 재점화 시킬 필요가 있었을까? 내가 생각하기엔 억지다. 힉스입자 발견은 우주 탄생의 비밀을 알아낸 것처럼 이야기될 것이 아니다. 위에도 적었다시피 이론으로 예측한 입자를 실제로 찾아냈다는 것에 의의가 있는 것이다. 우주 탄생의 비밀의 문제가 아니다. 이미 예측이 된 것이었다. 새로운 사실 자체를 알아낸게 아니라는 것이다. 사실이 맞다는걸 확인했다는 것이지.

우선 이것부터 확실하게 하자. 모르는 사람은 모를 수도 있겠고, 어찌보면 당연한 사실이지만 기독교가 옳다는 주장을 논리적으로 펼치는 사람, 글들이 있는데 사실 그것들은 거의다 반박된 것들이다. (얼핏보면 굉장히 논리적이고 옳은 것처럼 보인다 정말로.)

 

그렇다면 기독교가 틀렸다는건가? 그건 아니다. 기독교를 부정하기 위해서는 그 경전인 성경을 부정할 수가 있어야하는데 (성경의 좋은 내용들에 대해서가 아니다) 그를 부정하려면 또 다른 가정에 입각할 수 밖에 없다. 즉 아닐 수도 있다는 길을 열었을 뿐이지 아니라는건 아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런 이유로 기독교는 어떤 사실이 나와도 논리적으로 맞설 수는 있다. 물론 그게 옳아서 기독교가 진리라는건 아니다. 다만 적어도 틀렸다는걸 확실히 할 수 없는 것이다.

 

이미 힉스입자와 우주 탄생에 대한 주장 자체가 힉스입자가 관련 없다고 위에서 밝혔지만, 어찌되었던 빅뱅에 대해서 기독교에서 재반박하는 것은, 그 조차도 유일신이고 절대신인 '하나님'이 한 것이라는 것이다. 이러면 감정적인 공격 이외에는 할 말이 없다. 애초에 문제가 그 '하나님'이 있으냐 없으냐로 이어지는데 이미 있다고 가정하고 말하면 무슨 말을 하겠는가.

 

짧게 요약하면, 어떤 결과가 나오던 기독교의 절대신을 부정할 수 없는한 기독교 자체를 부정할 수는 없다. 지금 기독교가 '옳다고 하는' 주장이 반박될 수 있는건 그 자체가 순환 논증의 오류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옳은 이유는 반박이 되지만 신이 존재한다 혹은 성경이 옳다는 사실의 참/거짓 여부가 밝혀지기 전에는 논리적으로 기독교가 틀렸음을 입증할 길은 없다. 그러므로 힉스입자가 발견되었다고 또 걸고 넘어지는건 그냥 소모적인 일이라는 말이다.

 

[혹시나 덧붙인다. 나는 기독교 신자가 아니다. 그러나 개인적인 감정과 상관없이 종교 자체로는 존중해야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종교의 테두리 안에서 비판받을 행동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고해서 그 종교 자체를 공격하는건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심지어 이번엔 잘못된 사실을 바탕으로 공격하고 있다는게 특히나 거슬렸다. 그래서 이 글을 작성했다. 힉스입자가 주가 아니라 기독교쪽으로 글이 전개되서 논점이 많이 흔들렸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이게 이 글의 요지다. 애초에 힉스입자는 말 꺼낼 핑계 수준이었고 그냥 현재 진행 중인 기독교에 대한 논란을 다시 꺼낸거에 불과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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