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두마리라는 제목을 보고
무엇을 떠오르는가?
나는 사진처럼
귀여운 고양이 두마리를 생각했다.
누구나 그랬을까?
천천히 음미하여 읽어보자.
깜깜한 밤이었다.
검은 물체가 빠르게 움직여 쓰레기봉투로 향했다.
부스럭대는 소리가 얼마간 들렸고 그 물체가 가로등 빛 아래로 왔다.
고양이였다.
비오는 날이었다.
골목길을 지나가는데 바닥에 놓인 상자가 보였다.
무슨 소리가 들렸다. 무언가 있는 것 같아 가까이 가서 상자를 열어보았다.
고양이였다.
같은 고양이일까?
같은 의미의 고양이인가?
아닐 것이다.
똑같이 고양이라고 써있어도
다르다.
글을 이해한다는 것이 그렇다.
그것이 이해다.
의미는 정해진 것이 아니다.
의미는 맥락에서 만들어진다.
만들어낸다.
내 마음은 호수요.
아하!
내 마음은
땅이 우묵하게 들어가 물이 괴어 있는 곳
이구나
?
2019학년도 국어의
마지막 지문
일동장유가
'
그중에 전승산이 글 쓰는 양(樣) 바라보고
필담(筆談)으로 써서 뵈되 전문(傳聞)에 퇴석(退石) 선생
쉬 짓기가 유명(有名)터니 선생의 빠른 재주
일생 처음 보았으니 엎디어 묻잡나니
필연코 귀한 별호(別號) 퇴석인가 하나이다
내 웃고 써서 뵈되 늙고 병든 둔한 글을
포장(褒獎)을 과히 하니 수괴(羞愧)키 가이 없다
승산이 다시 하되 소국(小國)의 천한 선비
세상에 났삽다가 장(壯)한 구경 하였으니
저녁에 죽사와도 여한이 없다 하고
'
내가 전승산이 글을 쓰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다.
아, 전승산이 퇴석 선생이구나
퇴석 선생의 빠른 재주
오! 일생 처음 보았습니다!!
전승산이 말한다.
내 늙고 병든 둔한 글을 포장하니 부끄럽군.
전승산이 스스로를 소국의 천한 선비라고 한다.
45번은
'나'가 누군지
'퇴석 선생'이 누군지
'소국의 천한 선비'가 누군지
물어보는 문제였다.
④ [B]의 ‘귀한 별호 퇴석’과 [D]의 ‘소국의 천한 선비’는
선비의 예법을 동원하여 동일한 사람을 다르게 지칭한 표현이군.
옳지 않은 것을 찾아야 했다.
4번은 맞는 말이잖아?
4번은 아니군.
응 아니야.
이 문제의 오답률은
51.3%
마지막에서 두번째 문장.
전승산이 말하기를 장한 구경을 했다
?
갑자기 무슨 소리야.
장한 구경은 내가 했고
너는 보여준거잖아?
이상해.. 이상해..
? 하지 못한
또는 해석을 바꾸지 못한
51.3%가 틀렸다.
내가 읽었던 것.
아귀가 딱 들어맞는다.
딱 한 문장 만나기 전까지만.
다시 읽어보자.
전승산이 내가 글을 쓰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다.
전승산이 말한다.
퇴선 선생의 빠른 재주
오! 일생 처음 보았습니다!!
내가 말한다.
나의 늙고 병든 둔한 글을 포장하니 부끄럽군.
전승산이 스스로를 소국의 천한 선비라고 한다.
전승산이 말하기를 장한 구경을 했다
④ [B]의 ‘귀한 별호 퇴석’과 [D]의 ‘소국의 천한 선비’는
선비의 예법을 동원하여 동일한 사람을 다르게 지칭한 표현이군.
4번이 틀린 말이었다.
그래서 정답이었다.
이런 거
쪼잔하다고?
똑같이 고양이이라고 써있는데
똑같이 생각하지 않은 것처럼
의미는 정해진 것이 아니다.
의미는 맥락에서 만들어진다.
만들어낸다.
이해란 그런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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