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달리기가 느린 사람이다.
고등학교때 100m 18초 나왔다.
하지만 나는 느리지 않다.
3km 달리기 12분 32초가 나왔다.
우리나라 군인 특급이 12분 30초부터이니
그래도 나쁘지 않다고는 할 수 있을 거다.
빨리 읽고 푸는 능력을 평가절하할 생각은 전혀 없다.
그렇지만 빨리 읽고 푸는 걸 신격화할 필요도 없다.
단거리 달리기가 빠른 사람은 타고났거나 연습을 해서 개선한 사람이다.
빨리 읽는 사람, 즉 속독을 할 수 있는 사람도 텍스트를 처리하는 능력이 타고났거나
책을 많이 읽어서 또는 속독 훈련을 해서 빨라진 사람이다.
그걸 부러워하는 건 자유인데, 그 이상은 아니다.
왜냐면 수능은 80분 동안 보는 거니까.
그대만큼 사랑스러운 사람을 본 일이 없다.
2018년 11월 15일 1교시는 필적 확인란 문구만큼 눈물 바다였다.
수많은 수험생들이 시간 부족을 호소했고
수능 등급컷은 개정 이후 최악을 기록했다.
그리고 금머리 영역이라는 불영예까지.
2019학년도 국어 영역에서 읽어야할 글자수는
약 26,000자이다.
얼마나 많은 숫자인지 감이 잘 안 올테다.
문제 푸는 시간인 약 75분 정도로 나누면
분당 읽어야할 글자수는 약 347자 정도.
한달 독서량이 1권이 채 안되는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국민의
읽기 속도는 분당 약 450자 정도라고 한다.
네가
100m 14초만에 못뛰어서
3km 16분이 걸리는 게
아니다.
내가
100m 18초만에 뛰어도
3km 12분 32초가
나왔다.
결국,
읽기 속도가 문제가 아니라
너의 이해 속도가
너의 지구력이
문제인 거다.
그런데,
시간이 부족하다고
글 읽는 속도를 어떻게 빠르게 하냐고?
그렇게 읽고도
제대로 이해를 못하고
제대로 판단하지 못하는 데
얼마나 빠르게 읽기를 바랄까?
수능이 글자 읽기 시험이 아닌만큼
내 생각에 필요한 읽기 속도는
약 600~800자 수준.
속독에는 한참 한참 못미친다.
속발음?
속발음이 문제되는 상황은
분당 몇 천자 읽는 상황이다.
그런 걸로 괜히 불안해 하지말고,
글 읽는 힘을 기르자.
기억해라.
100m 13초 나온다고
3km 11분 나오는 거 아니다.
<참고> 글 읽는 속도 측정 방법
1. 적당한 책을 가져온다.
2. 읽어야할 부분에 크게 공백이 없이 글로 채워진 구간을 찾는다.
3. 5분 동안, 평소 속도로 글을 읽는다.
4. 시간이 다 되면, 한 페이지에서 몇 줄을 대상으로 글자수를 센다.
5. 줄 당 글자 수를 알았으면 한 페이지에 줄 개수를 센다.
6. 줄 당 글자 수 x 한 페이지의 줄 수 x 5분간 읽은 페이지 수 = 5분 간 읽은 글자 수
7. 5분 간 읽은 글자 수를 5로 나누면 분당 글자 수가 나온다.
300~400자 수준: 글 읽기 속도에도 결함이 있다. 국어 공부 시간을 더 늘리고 더 많은 글자를 접해라. 글 읽는 속도를 의식적으로 높히려고 해야만 한다.
500자 수준: 시간이 부족할 수 있다. 역시 국어 시간을 늘려서 많은 글을 접하고 글을 조금만 더 빨리 읽으려고 해야 한다.
600자 수준 ~ : 글 읽는 속도보다 읽기의 질과 판단 속도에 신경쓰자. 쓸 때없는 망설임에 의한 낭비를 줄여라. 공부 시간은 꾸준히 확보해서 수준을 조금씩이라도 올리려고 해야 한다.
글을 빨리 읽으려고 연습할 때는 절대로!! 무리하면 안 된다.
지금 읽는 속도에서 버틸 수 있는 버거운 수준에서 버텨라.
장거리 달리기 할 때 무리해서 엄청 빨리 뛰면 쓰러진다.
헉헉대면서 버틸 수 있는 수준에서 뛰어야 한다.
문제를 풀어서 지금 읽는 속도가 적당한 지 점검하자.
기회가 되면 속발음과 글 읽기 트레이닝에 대해서 글을 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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