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혹성탈출 (The Planet Of Apes) [오리지널 시리즈]를 보고

자료나 생각들/영화

by 엘빌스 2013. 11. 27. 21:24

본문

* 영화 내용에 대한 직접적 언급이 있습니다.

 

혹성탈출의 원작은 소설이다. 그러나 나를 포함해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영화 혹성탈출을 보았을 것이고 기억할 것이다. 여기서 혹성탈출은 영화 혹성탈출이다. 따라서 여기서 원작은 영화 혹성탈출 원작을 뜻한다.

 

혹성탈출은 1968년 첫번째 작품이 개봉되었고 1973년에 오리지널 시리즈가 끝난다. 그러나 2001년에 리메이크작이 개봉되었고 2011년에 새로운 리메이크작이 개봉되었다.

 

내가 혹성탈출이란걸 알게된 계기는 어릴 적 무슨 잡지? 같은걸 읽다가 본 것이다. 대충 무슨 내용이었는지 설명해주었는데 원숭이가 지배하는 행성 이야기라는 것만으로 호기심을 자극하는데는 충분했다. 친절하게 '혹성'이 행성의 일본식 표현이라는 것도 알려주고..

하지만 영화를 보는건 그후 몇년이 지난 후이다. 그냥 갑자기 생각나서 찾아본 것이다.

 

2011년 작품은 관람하지 않았고 2001년 리메이크작은 오리지널 착품보다 먼저 접했는데, 2001년 작품을 보고나서 1968년 원작(영화)를 보았는데 그제서야 '아, 왜 명작이라는지 알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만큼 영화의 수준에서 오리지널 작과 비교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물론 2001년 작품이 눈요기로는 더 좋다.

 

혹성탈출 1편과 2편은 예전에 보았고 최근에 시간 여유가 많아져 나머지 편을 보았다. 개인적으로 1 > 2 >>>>>>> 3 > 4 > 5 정도로 평을 매기고 싶다. 부등호가 많은건 그 갯수의 문제가 아니라 질적으로 급하강한다는 말이다.

 

영화 전개는 당연히 시리즈 순서대로 나가는데 영화 설정 상 시간은 3→4→5→1→2이다. 그러나 단순히 이렇게 나열하면 이해가 이상해진다. 왜냐면 마지막 2편에서의 시간 이동으로 평행우주 개념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1편이 가장 첫 작품이므로 이 세계를 본래 세계라고하면 1-2은 이 세계를 공유하며 3편에서 미래에서 날아온 침팬지 부부의 등장으로 역사가 바뀐 세계를 3-4-5편이 공유한다.

 

[여기서 평행우주란 다른 우주가 존재한다는 의미로 평행우주가 아니라 어느 사건의 발생 여부에 따라 나누어지는 우주를 말한다. 예를 들면 A가 일어났을 때 A가 일어나지 않은 우주가 동시에 존재하게된다는 것]

 

그리고 매우 이상한 점이 있는데 4편에서 5편으로 넘어가면서 원숭이 해방(?)을 이끈 시저라는 침팬지는 왕이되며 4편에서 시저와 함께있던 맥도날드라는 사람은 5편에도 등장한다. 즉 4편의 해방 직후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먼 이야기도 아니라는 것이다. 그런데 5편에선 갑자기 원숭이들 모두가 자연스럽게 말을하며 심지어 한 오랑우탄은 시간 여행에 대한 논리적 증명을 하겠다고 하며 (!!) 시저에게 충고까지할 정도의 지능을 가지고 있다. 4편의 원숭이 수준의 지능은 어디가고 길어봤자 몇십년 만에 어마어마한 지능을 갖추었다. 영화를 만들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을지는 모르지만, 그냥봐도 눈에 보이는 이 엄청난 설정은 영화를 보는 내내 거슬렸다.

 

혹성탈출 원작의 내용은 혹성탈출을 아는 사람이면 거의 다 알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영화 세부 내용은 전혀 모르고 봤기때문에 마지막 자유의 여신상이 보이는 그 유명한 '반전'에서 꽤 충격을 받았다. 영화의 개봉된 시기(1968)를 생각해보면 당시 극장에서 영화를 본 미국인들은 어떤 충격을 받았을지 상상하기조차 힘들다. 확실히 혹성탈출은 반전, 반핵이라는 명확한 주제의식을 던지는데 성공했다고 본다. 어거지로 주입하는게 아니라 영화 내부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가 충격으로 느끼게 해주는! 뿐만 아니라 인간이 원숭이에 의해 사냥당하고 실험당하는 장면들은 인간이 동물을 다루는 태도를 제고하게 한다.

 

 

 

2편에서도 1편만큼은 아니지만 영화 곳곳에서 메시지를 강하게 준다. 폐허가된 뉴욕 지하철과 방사능에 오염되어 괴물로 변한 인간. 우리는 평화로운 종족이라 직접 죽이지 않고 서로 죽이게 한다는 대사도 인상 깊었다. 그리고 핵탄두를 신으로 여기는 종교?를 가지고 있다는 것도 꽤나 충격. 핵을 터져 모든 것을 파멸시키겠다는 것을 종교적 믿음으로 합리화 시켜버리는 것은 우스웠지만, 생각해보니 마냥 영화의 이야기만이 아니라는 것.

 

3, 4, 5편은 괜히 봤다라는 생각이 드는 솔직히 그 전작에 비해서 수준이 많이 떨어지는 작품으로 머리에 남았다. 2편에서 핵폭발로 지구는 사라지는데, 그 때 1편에서부터 꾸준히 메인으로 나온 원숭이 부부는 시간을 이동하여 2000년 전의 지구로 간다. 무슨 고대 문명으로의 이동같은 느낌인데 1973년도이니 뭐.. 이미 이것으로 역사는 변한 것이다. 갑자기 인간과 동일한 수준의 지능을 갖추고 심지어 영어가 언어인 원숭이라니! 이런저런 사건으로 갓 태어난 새끼(아기?)만 남겨두고 부부는 모두 죽는다. (3편 끝) 그리고 본래의 역사에 따르면 원숭이들 스스로 생각과 말을 할 수 있게될 때 반란이 일어나지만 이 새끼 원숭이가 성장하여 (시저) 반란을 이끌어 성공하게된다. (4편 끝) 그리고 모든 대도시는 파괴된다. 남은 생존자들은 원숭이들의 지위적 우위인 상태로 나름대로 평화롭게 살지만 폐허에 살아남은 인간들의 침략으로 위기를 맞으나 극복한다. 이 폐허 도시는 이미 방사능 농도가 높아 생존자들은 모두 방사능 오염 상태였는데 여기서 복장과 분장을 살짝 관심있게보면 2편의 괴물들이 어떻게 나온 건지 알 수 있다. 마지막 장면은 이로부터 600년이 지난 2600년 가량인데 인간과 원숭이가 동일한 지위로 평화롭게 살고 있다. 그리고 지도자 시저 동상이 마지막 장면인데, 미래에 대해 모르겠다는 대사와 함께 시저 동상이 눈물을 흘리는 내용으로 끝난다. 3, 4, 5편의 흐름이 1, 2편 과거를 복기하는 내용이기에 역사가 반복되었다는 암시일 수도 있고 아니면 자신의 이상이 이루어졌다는걸 알리는 감격의 눈물일 수도 있을거라고 본다.

 

영화의 시리즈가 거듭할 수록 수준이 조금씩 떨어진다는걸 부정하기 힘들다는 생각인데, 내용 상으로는 쭉 이어지므로 관심이 있다면 다 보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소설 원작도 읽어볼 생각이다.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