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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러건트 유니버스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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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엘빌스 2012. 9. 9.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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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러건트 유니버스 (양장)
국내도서>자연과 과학
저자 : 브라이언 그린(Brian Greene) / 박병철역
출판 : 승산 2002.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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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3때 우주에 관심이 생기면서 ‘평행우주’라는 책을 읽었다.
 
그 때 충격을 받았던 게 우주를 이야기하면서 온갖 물리학적 지식이 나왔던 것이었다.
 
상대론이론은 그나마 쉽게 설명한다고 한 책들이 많아서 상대성이론이 어떻다라는 건 알고 있었다. 그런데 양자역학, 끈이론이 나오니 이게 내가 아는 세상이 맞는지 의심이 들 정도로 충격적이었고 역시나 설명도 이해하기 힘들었다.
 
그 이후 충격적이었던 만큼 오히려 그쪽에 관심이 많이 생겼고, 그래서 다른 책을 찾아보다가 ‘엘러건트 유니버스’라는 책을 알게 되었다.
 
관련 커뮤니티에서도 추천을 많이 받던 책이고 내용도 좀 더 깊다고 하여 고1때 이 책을 구입해서 읽게 되었다.
 
책 제목 위에 초끈이론과 숨겨진 차원, 그리고 궁극의 이론을 향한 탐구 여행이라고 적혀있었다. 일단 흥미를 끌만한 제목이었다. 기대를 품고 책 처음을 폈는데 전에 읽었던 책하고 분위기가 엄청 달랐다.
 
평행우주가 가벼운 주제로 우주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했다면 이 책은 교과서를 보는 느낌이었다.
 
맨 앞장에 개정된 물리1 교과서에 있던 입자족도 있었다. 시작하자마자 괜히 샀나 라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이미 읽기로 한 책이니 참고 읽었다.
 
부드럽지 않아서 그렇지 설명은 참 좋았다. 기본적으로 이 책도 상대성이론부터 설명하기 시작했다. 구입 전 찾아본 리뷰나 책에 수록된 평을 보면 이 책의 중요한 특징이 수식 없이 수학으로 점철된 현대 물리를 설명해냈다는 것이었다.
 
상대성이론에 대한 설명이 이전에 읽어본 상대성이론을 ‘쉽게’ 설명했다던 책이나 교과서와 달랐다. 시간지연, 거리수축도 설명하는데 지금껏 보던 설명방식이 아니었다.
 
하지만 이런 것보다 더 크게 기억에 남는 게 있는데 바로 일반 상대성이론에서 이야기하는 중력에 대한 설명에 대해서였다. 공간의 휘어짐이 중력으로 나타난다는 점이 핵심인 만큼 일반적으로 이것을 설명할 때 고무판, 무거운 공, 가벼운 공 따위로 비유를 든다. 여기까진 다를 게 없었다. 그런데 대부분은 설명이 여기까지가 끝이다.
 
이 비유의 맹점은 무거운 공이 아래로 푹 파이는 건 중력이 아래로 당겨서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주 공간은 그렇지 않다는 점이다. 다른 책들은 여기에 대해서 짚고 넘어가지 않았다. 적어도 내가 읽은 책이나 설명에서는 그랬다. 그런데 이 책은 이 점을 정확히 언급하면서 여기에 대한 보충 설명까지 해줬다.
 
여기까지 읽기 전까진 이 책의 딱딱한 분위기 때문에 이 책을 긍정적으로 바라보지 못했는데 인식이 180도 바뀌었다. 상대성이론 다음엔 양자역학을 소개해주었고 그 다음 상대성이론과 양자역학의 충돌에서 비롯된 끈이론 도입의 필연성을 이야기했다.
 
솔직히 이 이후는 내용이 정말 이해하기 쉽지 않았다. 이 쪽에서 지금 당장 기억나는 게 플럽 변환, 공간 찢기, 칼라비-야우 도형, 끈이 사실 엄청 거대할 수도 있다, 끈이론은 섭동적 방식에 의존해왔지만 비섭동적 방법도 개발되고 있다, 블랙홀과 소립자는 물리학적으로 동등하다. 이런 내용이다.
 
이 부분에 대한 내 이해도는 ‘읽고 대충 알고 있긴 하지만 무슨 소리인지는 설명할 수가 없다’ 수준이다. 하지만 현대 물리를 공부할 만한 수학 능력이 되지 않는 수준에서 이 정도까지 알아 봤다는 것도 (수박 겉핥기 수준이어도) 만족할만한 결과라고 생각된다.
 
엘러건트 유니버스를 전부 읽고 덮었을 때 이 어려운 책을 내가 다 읽었다! 라는 성취감보단 이해를 제대로 하지 못해 읽어도 읽은 것 같지 않은 찝찝함이 있었다. 하지만 그 덕분에 나중에 다시 한번 이 책을 읽을 이유가 생겼다. 나중에 이 책을 다시 읽을 땐 좀 더 내게 가깝게 느껴지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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