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슈어] SHURE SRH440 - 적당하고 무난한 사운드. 그러나…

자료나 생각들/음향기기

by 엘빌스 2013. 12. 8. 18:33

본문

SRH440

 

슈어의 밀폐형 헤드폰 중 대략 중간급을 담당하고 있는 SRH440입니다. 가성비 좋은 헤드폰으로 알려져있어 너무 비싸지 않으면서 좀 괜찮은 헤드폰을 써볼까 할 때 많이 보는 제품입니다.

 

헤드폰을 처음받았을 때 전화기 선같은 케이블이 인상 깊었습니다. 덕분에 외관 상 그리 좋아보이지는 않았지만 스펙 상 3m의 케이블을 짧게 가지고 다닐 수 있다는게 사용하면서 상당히 유용했습니다. 본래 아웃도어 헤드폰이 아니라 스튜디오 모니터링 헤드폰을 표방하고 나온 인도어 헤드폰이라 긴 케이블이 달렸는데 덕분에 크게 불편하지는 않습니다. 또 착탈식 케이블이라는 점도 심리적인 이점을 가져다줍니다. 커스텀 케이블은 거의 없는 것으로 알고있지만 적어도 단선때문에 제품을 못쓰지는 않을 듯합니다.

 

외관은 호불호가 갈리겠지만 나름 있어보이는 디자인이라고 생각합니다. 투박한 디자인이지만 전문 장비처럼 보이기때문입니다. 사진에는 보이지 않지만 헤어밴드 위쪽에 하얀색 글씨로 크게 SHURE라고 적혀있습니다. 이게 은근히 촌스럽습니다. 하지만 생각해보니 아무 것도 없는 것보단 낫겠네요. 거기다 포터블 헤드폰처럼 접어서 보관할 수도 있습니다. 파우치에 보관할 때는 유용합니다.

 

이렇듯 외관은 '무난한' 수준이지만, '디자인'은 수준이하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착용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만들지 않았나합니다.

 

뭐, 헤어밴드의 길이가 조절되는건 좋습니다. 간혹 고가 제품임에도 헤어밴드가 없어서 선택에 제한받는 불운의 제품이 있는 걸 감안하면 훌륭합니다. 그런데 헤어밴드가 머리에 닿는 부분이 윗 부분과 동일하게 그냥 '딱딱'합니다. 검색 좀 해보시면 이로 인한 피해 사례가 많이 보입니다. 무게도 311g이라 무거운 제품 축에 속하는데 덕분에 이 딱딱한 헤어밴드와 시너지 효과로 몇 분 이상만 착용해도 눌리는 쪽이 아파옵니다. 이렇게 링크 사용할 수도 있지만; 제품 자체가 이런건 큰 단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최대한 머리에 눌리지 않게 기울여 착용하면 그나마 괜찮습니다. 그 대신 착용이 살짝 불안해지지만 아픈 것보다는 낫습니다. 그리고 귀에 닿는 이어패드도 질도 만족스럽지 못합니다. '딱딱'하다고 하기는 그렇지만 편하지 않습니다. 상위 제품인 SRH840의 것보다 별로이니 상위 제품을 염두한 다운그레이드라고 보입니다. 안타깝게도 SRH840도 착용감은 좋지 않으니 SRH440은...

 

그리고 이건 많은 제품들이 가지고 있는 문제라 큰 단점이라고 하긴 그렇지만 소위 '요다 현상'이 있습니다. 헤어밴드가 머리 양 옆으로 붕떠서 보기 좋지 않은 착용샷이 나옵니다.

  

요다 현상이란? : http://ko.goldenears.net/board/2085485

 

사진으로 보기보다 이 제품이 크기도 거대한 편이라 +α입니다. 그래도 Right를 붉은색, Left를 파란색으로 구분해논건 칭찬해줘야겠습니다. 사족을 달자면 Right가 붉은건 R이라 Red이지만 Left가 파란건 그냥 Right 반대라서 그렇다고합니다. 슈어뿐만 아니라 다른 제품들도 마찬가지로 적용됩니다.

 

디자인적 단점은 워낙 악명높아 구입하려고 찾아보셨으면 많이 보셨겠지만 그럼에도 사거나 구입 예정인 이유라면 역시 소리겠지요. 저도 착용감때문에 구입 마지막까지 고민했지만 소리가 워낙 좋다고해서 샀으니까요. 먼저 간단히 말해두면 올라운더로서 충분한 제품입니다.

 

모니터링이라고해서 플랫한 제품이라고 하지만 모니터링이라 플랫한 제품은 아니고 스튜디오 모니터링을 타켓으로 나온 제품이라 플랫을 지향한 제품입니다. 그렇지만 상위 제품이 있어서인지 성능적 한계가 뚜렷한 제품입니다. 냉정하게 평하자면 '이어폰 대비 가성비가 좋다'입니다. 가격 씹어먹고 다른 상위 제품과 비교하기엔 부족한건 인정해야할 듯합니다. 사실 그만큼 헤드폰에서는 20만 대에서도 높은 성능의 제품이 많습니다. 그럼에도 SRH440이 좋은 이유는 한계가 뚜렷하지만 가지고 있는 성능 내에서는 우수하기 때문입니다.

 

흔히 '채색'이라고 표현하는 소리의 의도한 독특한 개성은 없습니다. 무채색이라고 하죠. 그렇지만 이걸 두고 하이파이라고 하기에는 소리가 왜곡된 편입니다. 의도한 왜곡이 아니라 제품 자체의 한계로 저음 재생이 자연스럽지 않습니다. 아마 이 제품의 상급 제품인 SRH840과 가장 큰 차이점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완전히 대놓고 이상하면 할말이 없는데 미묘하게 그러니 오히려 상급기들 듣다가 들으면 이 미묘한 차이가 더 부각되서 느껴집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오히려 성향 차이로 이런 소리를 더 좋아할 수 있도 있을거라는겁니다. 간혹 상위 제품인 SRH840보다 SRH440이 더 소리가 좋다는 평이 있는데 이런 이유로 생각합니다. 그리고 글만 보면 이 왜곡된 소리라는게 막 느껴질 듯하겠지만 사실 SRH440으로 듣다보면 '멀쩡한데 왜 그러지?' 그럴겁니다. 저도 이걸로 듣다보면 이 소리에 적응되어 다시 자연스럽게 들립니다.

 

무채색이라곤 하지만 소리의 특징이 없을 수는 없습니다. 저음부는 극저음이 빠져 가벼운 저음입니다. 의외로 저음 양감은 있고 양은 적은데 밀도있게(하이베이스 영역) 쳐주는 느낌이 있습니다. 그러면서 퍼지고 부드러운 느낌 또한 산재합니다. 아 중음부는 (보컬, 피아노의 주 음역대, 기타 등) 저음의 영향을 받아 미묘하게 가볍고 꽤 밝은 느낌입니다. 고음쪽으로 더 치우져진 느낌이라 여기서 호불호가 갈릴 수 있을 듯합니다. 고음부 (하이햇, 현악기의 극고음 등) 는 전체적으로 살짝 강조된 편입니다. 그리고 막힌 느낌없이 여유롭게 고음을 재생하는 듯한 느낌이 강합니다. 굳이 나눠서 따지기 그렇다면, 모든 소리가 고른 편에 가까우나 약간 차가운 소리에 적당히 둥둥되는 소리이라고 알아 두시면 됩니다.

 

소리의 무대 형성은 크지 않고 작은 편에 속한다고 느껴집니다. 그렇지만 이게 단점은 아닙니다. 일단 작은 편이라고 했으나 애초에 헤드폰 자체가 크기때문에 이어폰과 비교할 수는 없는 수준입니다. 소리의 스케일은 헤드폰답다라고 할만하며 밀폐형이라는 상황과 맞물려 오픈형 레퍼런스의 개방적은 스테이지와 다르고 이어폰으로는 느낄 수 없는 특유의 무대를 형성합니다. 밀폐형 특유의 소리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넓은 무대에서 녹음되는 클래식이나 웅장한 OST 등이라면 살짝 부족하게 느낄 수 없지않지만 그런게 아니라면 만족스러운 소리를 들려줍니다.

 

치찰음은 확실히 단언하기는 힘들지만 개인적으로 적다라고 느껴집니다. 확실히 경질적인 고음은 아니라고 할 만합니다. 레퍼런스 폰 대비 소리의 입체감은 부족하다고 느꼈습니다. 그러나 비슷한 가격 대 선의 이어폰보다는 좋습니다. 그리고 빠른 비트의 곡에서의 반응은 무난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소리의 선명도는 좋은 편에 속합니다. 스튜디오 모니터링을 타켓으로 나온 제품이라 소홀히 할 수가 없겠죠. 에티모틱의 hf5의 성능을 모르실테니 얼마나 의미를 가질지 모르겠습니다만 소리의 선명함은 hf5<SRH440입니다. hf5도 꽤나 자세하고 선명한 소리였으니 선명도는 좋다고 말해도 큰 이견없을거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레퍼런스 헤드폰급보다는 한 수 아래입니다.

 

어울리는 장르는 어떤 장르든 무난합니다. 위에서 서술한 소리의 특징은 플랫한 사운드를 기본으로 어느정도 이런 특징이다라고해서 적은 것이라 아주 약간씩 편차가 없다고는 못하겠지만 어느 장르든 이건 너무 느낌을 못살린다 정도의 느낌은 없습니다. 대신 어느하나 특화된 것도 없기때문에 이 장르에서는 진짜 좋다라는 느낌도 없기도합니다. 상대적인거라 어쩔 수 없습니다.

 

가격대 상 오르바나 라이브와 많이 비교되지만 아깝게도 오르바나 라이브는 들어본 적도 없어서 비교할 수가 없겠습니다. 간접적인 사용기로 미루어봤을 때 두 제품의 성향은 서로 반대인 듯합니다. 착용감은 440보다 안 좋기도 힘들 것으로 보이니 착용이 우선이라면 라이브쪽이 더 좋다고 단언합니다.

 

개인적으로는 SRH440에 큰 단점인 착용감을 제외하고 흠을 잡기 힘들 정도로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위에서 지적한 사항이 꽤 있기는 하지만 가격을 고려하고, 개인적인 선호도를 따졌을 때 충분히 커버 가능한 영역입니다. 무엇보다 기존에 저가형 제품만 쓴 상태에서 고성능 제품을 찾는다면 가격이나 성능이나 매력적인 제품이라고 생각합니다.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